안양 세 아들 살해 비정한 엄마 징역 20년

모텔에서 세 아들을 살해한 30대 주부(본보 8월 11일자 6면)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 권혁중)는 23일 베개로 얼굴을 눌러 6ㆍ4ㆍ2세 된 세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8)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장이 선고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보였다.

재판부는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로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며 “어린 피해자 3명은 피고인의 자녀라는 것 말고는 생명을 마감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상처와 범행 뒤 자녀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 점, 육아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미루어 피고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엔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8월초 조연급 연기자인 남편과 생활비 문제 등으로 다툰 뒤 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모텔에서 지내던 중 큰 아들과 둘째가 다투자 베개로 얼굴을 눌러 세 아들을 차례로 숨지게 했다. 김씨는 숨진 아들들을 나란히 침대에 눕혀 놓고 4일간 함께 있다 남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안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