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가 강팀의 면모를 마음껏 뽐낸 한판이었다.
전자랜드는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CC와의 홈 경기에서 77-64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즌 11승(5패)째를 따낸 3위 전자랜드는 2위 SK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반면 4연패에 빠진 KCC는 2승1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문태종(18점 7리바운드)-디앤젤로 카스토(16점 6리바운드) 콤비였다. 문태종은 전반에만 16점을 몰아쳐 팀 공격을 주도했고, 카스토는 200㎝의 큰 키를 앞세워 골밑을 착실히 지켰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날 수비에 중점을 두고 카스토를 선발로 투입했다. 리카르도 포웰(17점)은 득점력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하다.
유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승부가 갈리는 데는 20분이면 충분했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문태종과 카스토가 16점을 합작해 21-14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에도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34-24로 앞선 2쿼터 종료 2분7초 전 문태종이 이현민의 공중 패스를 받아 그대로 2점을 올렸고, 계속된 공격에서는 3점포를 꽂았다. 또 포웰이 스틸에 이은 레이업 슛을 넣은 뒤 전반 종료 직전엔 이현호까지 3점포를 터뜨려 43-24로 크게 앞섰다.
반면 KCC는 너무 무기력했다. 프로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라고 하지만 턴오버를 18개나 쏟아냈다. 11개의 턴오버를 범한 전자랜드와 대조됐다. 야투도 저조했다. 3점슛 19개를 시도해 단 2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답답한 플레이가 속출하자 허재 KCC 감독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전자랜드는 여유 있게 앞선 3쿼터 중반 코트니 심스에게 7점을 내줘 49-39로 쫓겼지만 포웰이 덩크슛을 포함해 연속 7점을 올려 다시 달아났다. 3쿼터를 61-46으로 끝낸 전자랜드는 4쿼터 들어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승부를 마무리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KCC가 성적이 안 좋은 상태라도 높이가 좋고 공격적인 측면이 잘 이뤄져 리바운드와 수비에 중점을 두고 나왔다"며 "공격 쪽에서는 문태종과 포웰 말고 국내 선수들이 본인이 해결해야겠다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주 치악체육관에서는 삼성이 동부를 74-68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대리언 타운스가 19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이정석은 16점 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반면 동부는 김주성(6점)이 종아리 통증을 딛고 출전했지만 연패를 막지 못했다. 동부는 4승13패로 9위에 자리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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