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소년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소년 교도소이다. 이곳은 강도 살인 강간 방화 등 중범죄를 저지른 만 23세 미만의 범죄자들이 격리된 곳이다.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에 교복 대신 수의를 입은 소년 수형자들은 눈을 뜨면서부터 감시와 통제를 받는다. 그런데 엄숙한 수용소에서 어울리지 않는 경쾌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23일 밤 8시 50분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삭막한 교도소 안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20명의 수형자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내기 위해 결성된 '드림스케치 합창단'은 올해로 두 번째 외부에서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7개월째 맹연습을 했다. 2년형을 받은 민철(가명)이가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하늘 아래 유일한 가족인 동생에게 들려주고 싶어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아원으로 보내진 형제. 안타깝게도 민철이의 동생 민규 역시 범죄를 저질러 부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민철이는 동생을 만나고 싶어 오늘도 노래를 부른다.
5년형을 받고 복역 중인 성민(가명)이의 노래는 새엄마를 향한 것이다. 새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반항만하다 결국 범죄를 저지른 성민이는 새엄마와 화해하기 위해 합창단의 일원이 됐다. 친동생이나 다름 없던 후배를 죽인 한 수형자는 피해자의 어머니께 용서를 구하고자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은 용서를 빌기 위해,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르고 싶은 노래이지만 누군가는 듣고 싶지 않은 노래이기도 하다. 그런 현실을 모르지 않는 아이들은 비난 받을 줄 알면서도 진심을 담아 자신들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을 기다린다. 과연 용서와 이해, 반성과 고백이 담긴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은 받아줄까.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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