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K-POP에 이은 제2의 한류 문화 확산과 청소년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내년부터 시 산하의 비보이(B-Boy)단을 운영한다. 비보이는 브레이크 댄스를 전문적으로 추는 남성을 뜻한다.
서울시는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비보이단을 운영해 각종 공공기관의 문화행사에 적극 활용하고, 많은 비보이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비보이단을 운영하기 위해 연간 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으로 오페라단, 뮤지컬단, 무용단,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극단, 유스오케스트라, 국악관현악단, 청소년국악관현악단 등을 운영하고 있고,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그 동안 언더그라운드 문화로 평가 받아온 비보이들에게 서울시의 대표성을 부여해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가 비보이단을 운영키로 한 것은 비보이 공연이 각종 행사의 섭외 대상 1순위일 정도로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도 지원부족으로 최근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비보이 월드컵으로 불리는 ‘배틀 오브 더 이어’(독일)에서 국내 비보이팀들이 잇따라 우승하면서 ‘비보이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2002년 익스프레션, 2004ㆍ2009년 갬블러, 2005년 라스트 포 원, 2007년 익스트림 등이 한국이 배출한‘배틀 오브 더 이어’ 우승팀들이다. 이후 한국 비보이는 한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고, 도전과 저항정신의 상징으로 각광받았다.
2006~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비보이는 각종 CF와 영화, TV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현재 활동중인 프로 비보이 단체는 4개이며, 공연 수입이 있는 단체도 20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개인별 오디션을 통해 비보이를 선발해 시립예술단으로 10명 안팎의 비보이단을 창단하는 방안과 기존에 구성돼 있는 비보이팀들 가운데 경연대회를 거쳐 ‘서울시 대표 비보이단’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다만 비보이의 경우 힘과 체력, 유연성이 필요해 20대 후반이 되면 은퇴해야 하는 현실적인 조건과 팀 단위 활동이 주류인 점을 감안해 국제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비보이팀 중 ‘서울 대표 비보이단’을 선정해 1~2년 단위로 계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울 대표 비보이단에겐 공연수당, 활동비, 국제 대회 체류비 등 경비가 지원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시아 하면 볼쇼이 발레단이 떠오르듯 실력있는 한국 비보이들을 모아 세계 수준의 시립 비보이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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