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남들처럼 주 5일 한번 일해보자는 데. 왜 그게 문제냐고', '의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법 자체가 위헌이다. 의사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당연히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하루 세 시간 잔 의사와 충분히 숙면을 취한 의사, 당신이라면 어느 의사에게 수술 받고 싶은가'(20일자 10면 '주 5일 40시간 근무, 의사도 비판하는 의협의 준법투쟁'에 대해 'JINKOO', '오영광'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19일부터 시작한 '주 5일, 40시간 근무'준법투쟁을 '의협의 무리수'라고 비판한 기사는 의협이 명분으로 내세운 의사들의 근무환경 개선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의협 집행부의 문제 제기 방식에 대한 비판입니다.
사실상 수련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의 노고나, 낮은 수가 체계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 40시간, 주 5일 진료는 언감생심인 상당수 개원의들의 현실은 외면할 수도, 폄하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의협이 다소 '느닷없는 것으로 비치는' 준법 투쟁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과연 최고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이 동의하는지 상당히 의문이라는 것이 이 기사가 지적한 점입니다.
의협의 준법 투쟁이 느닷없다고 비치는 이유는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정작 주요 참가자여야 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아직 결정한 것이 없고 대학병원 의사들도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밝히는 등 의협이 진정으로 의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동참할지도 의심스러웠습니다.
의협이 이번 투쟁을 통해 전공의의 기본권 보장보다는 그동안 주장해 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포함한 수가 논의구조 개선 ▦포괄수가제와 총액계약제 포기 등을 공론화하려 한다는 점 또한 비판을 사는 이유입니다. 포괄수가제 등은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의사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소비자이자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들의 이해와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또 이러한 의료정책을 논의ㆍ결정하기 위해 건정심이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의협은 현 집행부 출범 이후 건정심을 탈퇴, 사회적 소통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합리적인 대화 노력은 없이 진료시간을 줄이는 투쟁을 선택한 것에 "대정부 강경투쟁이 성과가 없자 현실성 없는 투쟁을 한다"는 비판이 없지 않습니다.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선 앞으로도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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