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버스가 폭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폭발이 하마스 측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휴전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21일 낮 12시쯤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 인근을 지나던 버스가 폭발해 최소 27명이 다쳤다. BBC방송은 부상자 중 3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이번 폭발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한 남자가 버스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내린 후 운행 중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부근을 봉쇄하고 용의자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텔아비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은 2006년 팔레스타인인의 자폭테러로 11명이 사망한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폭발 소식이 전해지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며 환호했다. 파우지 바룸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학살을 저지른 것에 대한 자연의 응징"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이번 폭발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휴전에 대한 기대로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던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21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1명이 숨졌으며 20일에는 이스라엘 군인과 군무원이 사망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무산된 것을 두고 이스라엘 내부의 이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21일 0시부터 휴전이 발효될 것이라고 20일 발표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집트가 제시한 중재안을 놓고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수용,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를 주장하며 의견이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이집트의 중재안에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 가자_이집트 국경 개방, 이스라엘이 설치한 보안장벽 해체 등 이스라엘이 수용을 거부하는 하마스의 요구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 시한(22일) 종료를 앞두고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밤 이스라엘에 도착해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했다. 클린턴은 회동 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굳건하다"면서도 "(교전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휴전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클린턴은 21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 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지상군 투입의 자제를 요청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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