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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감독 뚝심 리더십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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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감독 뚝심 리더십 빛났다

입력
2012.1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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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명제가 '참'보다'거짓'에 가까움을 입증한 또 다른 사례가 됐다.

최 감독은 누구 못지않게 화려한 현역 생활을 보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로 맹활약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대표팀 공격진의 기둥 노릇을 했다. 1994년 프로축구 신인왕에 등극했고, 2000년 안양 LG(FC 서울 전신)가 챔피언을 차지할 때 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최 감독이 FC 서울 지휘봉을 받아들 때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 최용수'의 역량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최 감독은 현역 시절보다 지도자로서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감독 대행으로 풍랑 속에 표류하던 팀의 중심을 잡았던 최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떼어 낸 올 시즌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지도력으로 서울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대표팀에서 맹활약할 때 붙었던 별명인 '독수리'는 현역 시절보다 지도자의 길에 나선 후 더욱 어울리는 듯 하다. 멀리 내다보고, 올라간 고도를 유지할 뿐 급추락하는 법이 없었다. 점 찍은 먹이감은 어김 없이 움켜쥐었다.

최 감독은 시즌 초반 '마라톤 레이스'임을 강조했다. 1승, 1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원과의 라이벌전에 연패를 당하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는 "꾸준한 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막바지까지 가기 전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변도 일어날 수 있다. 다른 팀의 성적과 상관 없이 우리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서울은 올 시즌 프로축구 16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연패를 당하지 않는 기복 없는 성적을 보인 끝에 정규리그 종료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일찌감치 정상 등극의 축배를 들었다.

서울은 약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징크스를 지니고 있다. 최 감독은 올해 "잡아야 하는 팀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지론 아래 하위권 팀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을 때면 더욱 팀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신상필벌'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 것은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원동력이 됐다. 붙박이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벤치 워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최 감독은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불성실한 플레이를 이유로 데얀을 전반 초반 벤치로 불러 들였다. 지난달에는 좀처럼 감을 찾지 못하는 정조국을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로테이션 원칙'에 따라 박희도 등 장기간 벤치에 있던 선수들을 과감히 선발 출전시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우승 전력으로 평가되지 않았던 서울이 정상에 오른 배경에는 뱃심 두둑한 최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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