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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귀영감 뒤 벚꽃과 후지산… '고흐 코드' 찾아보세요

입력
2012.11.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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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보이는 자화상

알코올 중독·위장병 등 고생

30대인데도 50대처럼 보여

동생 테오인가 고흐인가

푸른눈 자화상은 동생 테오

사인 없는 작품 진품인가

물감성분·기법이 이미 증명

"반 고흐가 일본의 영향을 받았나요?"

20일 '불멸의 화가II-반 고흐 in 파리'전을 찾은 60대 남성이 도슨트에게 질문했다. "네, 일본의 풍속화 우키요에 영향을 받았는데요, 그림 곳곳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 '탕귀 영감'을 보시면 배경에 일본을 연상시키는 벚꽃과 후지산이 있는데요, 반 고흐가 동양적인 신비에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지요." 도슨트의 설명을 듣던 이들도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전시가 열리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개막 2주일 만에 3만 5,000명 관람객이 다녀간 이번 전시에서는 온갖 질문이 쏟아진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을 Q&A로 정리했다.

Q. 파리시기 반 고흐에 영향을 준 화가는.

A. 프랑스의 아돌프 몽티셀리와 신인상주의 화가인 쇠라와 시냐크이다. 특히 몽티셀리는 물감을 두껍게 덧칠하는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해 강렬한 색채를 표현한 화가였는데, 반 고흐의 꽃 정물화에서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Q. 2년에 불과한 파리시기에 그려진 반 고흐의 모습이 고르지가 않은 이유는.

A. 반 고흐가 편지에 기록했듯, 자화상의 얼굴은 30대에도 50대로 보인다. 실제 반 고흐는 젊은 나이에 의치를 하고 턱수염을 길러 나이가 많아 보였다. 알코올 중독과 문란한 생활로 위장병과 치통 등 잦은 병치레를 했기 때문이다.

Q. 파리시기 반 고흐의 그림이 밝아졌는데.

A. 네덜란드에서 반 고흐는 '나는 농민화가'라고 말할 정도로 흙과 비슷한 어두운 색조를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파리로 오면서 당시 화단에서 유행하던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색채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당시 반 고흐는 '내 팔레트에 봄이 찾아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Q. 그림을 종이나 천 외에 그린 것은.

A. 가난 때문이다. 당시 비교적 저렴한 린넨을 사용했는데,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천외에도 차합과 나무패널까지 활용해 그림을 그렸다.

Q. 반 고흐 자화상 중 일부는 동생 테오라고 들었다. 둘을 구별하는 방법은.

A. 반 고흐는 초록색 눈에 붉은 수염을 가지고 있고, 귓바퀴의 물렁뼈 모양이 복잡하다. 반면 동생 테오는 푸른 눈과 동그란 모양의 예쁜 귀를 가지고 있다.

Q. 사인이 없는 작품이 있던데, 진품인지 어떻게 아는가.

A. 반 고흐가 거의 모든 작품을 동생 테오에게 보냈는데, 사인 한 작품이 많지 않다. 모든 작품은 동생이 죽고 난 후 그 부인인 요안나가 관리했는데, 사인 없는 작품도 편지 등을 통해 진품임이 밝혀졌다. 반 고흐가 편지에 스케치를 포함해 물감 성분이나 기법 등 그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도슨트 해설시간

평일(월~금)엔 오전 10시 30분(어린이), 11시, 오후 1시, 3시, 5시 등 5회, 토요일엔 오전 10시 30분(어린이), 11시, 오후 7시 등 3회,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10시 30분(어린이), 11시 등 2회이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조은민 인턴기자(숙명여대 한국어문학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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