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이효리', '엘라스틴=전지현' 등 기업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대표하던 장수모델들이 사라지고 있다.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장수모델 유지(친근함)와 교체(신선함)를 고민하다,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 넣기 위해 교체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5년간 소주 '처음처럼'모델로 활동한 가수 이효리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아이돌 그룹 멤버인 포미닛의 현아, 카라의 구하라, 씨스타의 효린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처음처럼이나 이효리 모두 고정된 이미지를 벗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모델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 '그동안 즐거웠다'라는 문구를 넣어 이효리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포스터를 공개하고, 5년간의 광고 동영상을 편집해 홈페이지와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사실 앞서 장수 모델과 결별하며 헌정 광고를 따로 제작해 화제를 모은 사례는 LG생활건강의 샴푸 엘라스틴이다. LG생건은 올해 배우 김태희로 전속모델을 바꾸면서도 11년간 모델로 활동했던 전지현을 위해 1분짜리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사인 이노션 관계자는 "기업의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 모델의 기여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8년째 모델로 채용했던 배우 한가인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올 가을부터는 아예 모델을 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앞서 화장품 브랜드숍 스킨푸드도 6년간 배우 성유리를 내세워 브랜드를 알렸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내세운 이민정으로 교체했다.
사실 외국에 비해 국내 광고시장은 광고 모델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모델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브랜드 연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수 모델을 선호해왔는데, 브랜드가 이미지를 리뉴얼하면서 효과가 반감되는 장수 모델 선택을 꺼리게 된 것이다.
광고회사인 HS애드 관계자는 "예전에'다시다' 하면 김혜자씨처럼 과거엔 10년 이상 활동해야 장수모델로 불렸지만 지금은 5년 이상만 해도 장수 모델이라고 불린다"며 "브랜드들이 기존에 구축한 이미지를 탈바꿈해야 하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광고에서는 톱스타에 매달리기 보다는 개그콘서트 출연자 등 당시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연예인이 등장하거나, 삼성전자의 휴대폰 광고처럼 아예 톱모델을 활용하지 않고 기능과 제품 자체를 강조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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