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 피해 수습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민주) 미국 대통령을 칭찬했다 공화당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힌 크리스 크리스티(공화) 뉴저지 주지사가 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연일 해명성 읍소를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오바마 대통령이 (허리케인 샌디에) 훌륭히 대응하고 있다”고 극찬했던 크리스티는 당내 여론이 악화되자 이달 초 보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에서 그는 “재앙을 당한 뉴저지에게는 정당을 떠나 친구가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주 열린 공화당 주지사 간담회에서도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따로 만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티가 뒤늦게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은 공화당 및 보수진영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는 분위기가 잇달아 감지됐기 때문이다. 선거 후 보수논객들은 ‘바보’ 등 극단적 표현을 써가며 크리스티를 공격했고, 예비 대선 후보 모임인 주지사 간담회에서도 크리스티를 선거 패배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아이오와주 공화당의 유력 인사인 더글러스 그로스는 “아이오와 주민들은 이번 사건(크리스티의 변절)을 잊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아이오와는 대선 예비선거인 코커스가 가장 먼저 열리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 인심을 잃으면 대선후보가 되기 어렵다.
그러나 비판 일색인 공화당내 분위기와 반대로 일반 여론은 크리스티가 초당적 협력을 통해 허리케인 피해를 재빨리 복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21일 럿거스대 이글턴 정치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크리스티에 대한 선호도는 한달 전 48%에서 67%로 수직 상승했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 49%, 무당파 응답자 70%가 호감을 나타내는 등 당파를 초월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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