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2주년을 맞는다. 백주에 북한은 연평도의 평화로운 민가지역에 무려 170발에 달하는 포탄을 퍼부어댔다. 6ㆍ25전쟁 이후 대한민국 땅과 국민에 대한 첫 직접공격이자, 거리낄 것 없는 공개도발이었다. 애꿎은 민간인 둘이 희생됐고, 응전에 나선 해병 2명이 전사했다. 섬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고, 주민들은 난데없는 피난길에 올라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연평도의 외양은 웬만큼 복구됐지만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크고도 깊다.
무엇보다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와 NLL을 둘러 싼 상황은 다시 심상치 않다. 북한은 올 들어 인근 서해지역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상륙훈련, 잠수함정 침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공격헬기와 공기부양정 등 기습공격용 장비를 대거 전진 배치했다. 대선시기에 맞춰 연일 개입의도를 노골화한 언어적 도발 수위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연평도 도발과 그에 8개월 앞선 천안함 폭침도발 때 우리가 여러 사전징후들을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였던 잘못을 생각하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가볍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방비태세다. 그 동안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창설되고 연평도의 병력과 장비도 크게 보강됐으나 포격 원점을 감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몇몇 첨단무기들의 배치는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건 확고한 응징의지다. 이런 점에서 당시 해ㆍ공군이 가세해 입체적 대응을 못한 것은 두고두고 땅을 칠만한 일이었다. 즉각적이고 충분한 대응을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군의 지휘전달보고체계가 얼마 전 전방 철책침투에서 드러났듯 아직도 불안한 점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허점투성이였던 국가위기관리체제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평도 도발은 비극이지만 한편으론 귀중한 교훈이 될 수도 있다. 국가안보는 국민생존과 국가존속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최상위 가치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의지와 능력을 갖추는 것, 그게 2년 전 연평도의 비극을 교훈으로 바꾸고 억울한 희생과 고통에 값하는 길일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