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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 지던 오바마, 중동분쟁 해결 적극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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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 지던 오바마, 중동분쟁 해결 적극 행보

입력
2012.11.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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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사태가 전면전 위기로 치달으면서 미국이 다시 중동에 끌려들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로켓을 발사한지 11일째, 그리고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8일째인 21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현지에 급파돼 중재에 나서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새벽 2시30분까지 전화외교를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오바마 정부가 중동에서의 적극적인 역할로 선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의 중동 개입은 근 2년 만이다. 집권 1기 첫 과제로 추진한 평화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중동 문제는 외교 현안에서 뒤로 밀려났다. 조지 미첼 중동특사가 지난해 5월 사임한 후에는 정권 말 중동협상에 매달리다 실패한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듯 중동문제를 피했다. 오바마가 이런 뒷짐외교에서 탈피한 이유는 가자사태를 방관할 경우 이 지역 전략적 이해에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가자지구 접경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6만8,000여명이 가자 경계를 넘어 전면전을 벌이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늘고, 휴전 중재에 나선 이집트와 요르단은 협상 취소를 선언할 수 밖에 없다. 하마스는 폭력만이 팔레스타인 해방의 유일한 방법임을 재차 주장하고, 이란은 중동의 혼란을 틈 타 핵개발을 가속화하는 등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히 축소될 수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중동의 이해관계도 미국을 필요로 한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2005년 가자 철수 당시 아리엘 샤론 총리가 단 한발의 총탄이 발사돼도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선언했으나, 7년 뒤 총탄은 로켓으로 바뀌어 날아오고 있다. 하마스 설득에 나선 이집트나 터키 정부도 믿을 수 없다. 제거 대상인 하마스는 당당히 휴전의 당사자로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하마스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야 2008년 공습 때 전투를 중단한 잘못을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이스라엘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능력을 지닌 국가는 미국밖에 없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국과 중동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오바마가 아시아로 가기 전 중동을 다시 (전략의) 중심으로 복귀시킬 필요가 있다"고 '중동중심 전략'을 주문했다. 클린턴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이 지역 모든 이를 위한 포괄적 평화협정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능동적 역할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인터넷 매체 데브카는 "클린턴이 돌아왔지만, 미국이 역할을 할 기회는 지나갔다"며 오바마의 개입도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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