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의 체면이 '꿈의 구연'에서 처참히 구겨지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축구 리그를 자부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권위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닥에 떨어졌다.
첼시는 유럽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첼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토리노 유벤투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0-3의 치욕적인 완패를 당했다. 2승1무2패(승점 7)로 3위로 추락한 첼시는 16강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최종전에서 노르셀란트(덴마크)를 꺾고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잡아줘야 한다.
샤흐타르는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유벤투스전에서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첼시의 16강 진출은 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객관적 여건을 고려할 때 기대하기 힘들다.
첼시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면 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전 대회 우승 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첼시는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불명예스러운 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EPL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 2무2패(승점 2)로 E조 최하위에 처져 있는 맨시티는 22일 이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탈락이 확정된다.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맨시티는 이미 탈락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H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브라가(포르투갈)와 클루이(루마니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A조의 아스널은 2승1무1패(승점 7)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샬케04(독일)에 1무1패로 밀리며 강자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EPL 팀의 부진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의 강세와 비교된다.
G조의 FC 바르셀로나는 21일 두 골을 터트린 리오넬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를 3-0으로 완파하고 16강행을 확정했다. 전반 27분과 39분 골 네트를 가른 메시는 2012년 한해 A매치와 소속 팀 경기를 통틀어 80호 골을 기록, 1972년 게르트 뮐러(독일)가 세운 한해 최다 득점(85골) 기록에 5골 차로 다가섰다.
F조의 발렌시아는 같은 날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1-1로 비기며 조 2위를 확보, 16강에 진출했다. C조 선두 말라가(3승1무)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면 16강에 오르고 D조의 레알 마드리드(2승1무1패)도 16강행이 유력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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