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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성공회 여성주교 임명안 평신도들 지지 못받아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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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성공회 여성주교 임명안 평신도들 지지 못받아 부결

입력
2012.11.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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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논란을 빚어 온 영국 성공회(국교회)의 여성 주교 임명 문제가 총회 표결에 부쳐졌으나 평신도의 지지를 받지 못해 근소한 표차로 부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성공회는 20일 총회에서 여성 주교 임명 문제를 안건에 부쳤으나 평신도 회의에서 안건 통과 기준인 3분의 2 찬성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여성 주교 임명안은 주교단 회의에서 89.8%, 성직자 회의에서는 76.7%의 압도적 찬성을 받았으나, 평신도 회의에서 64.1% 찬성에 그쳤다. 성공회 총회에서 안건이 통과하려면 세 회의가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영국 성공회에서 여성 주교 임명 문제는 1994년 여성 사제를 허용한 이후 18년 동안 격렬한 논란거리였다. 자유주의자들은 성차별 철폐를 요구했고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성경과 배치되는 조치"라며 반대했다.

총회 직후 여성 주교 임명을 추진해 온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는 "개인적으로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며 안타까워했다. 스티븐 코트렐 주교는 "세상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 안에서도 (이번 부결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의 성공회가 이미 여성 주교를 임명한 상황에서 정작 맏형 격인 영국 성공회가 여성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은 것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성향의 일간 더타임스는 "끔찍한 실패이자 세상의 절반에 몹쓸 짓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보지인 가디언은 "방금 영국 성공회의 자살을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89년 미국 성공회가 여성 주교를 처음 임명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호주 쿠바 등 6개국이 여성을 주교직에 선임했다. 최근에는 남아공 성공회가 스와질란드 출신 여성을 주교에 임명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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