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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저주' 걸린 글로벌 IT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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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저주' 걸린 글로벌 IT CEO들

입력
2012.11.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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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에 소니 인텔 로지텍 베스트바이 어도비 등 7개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 수장이 모였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작된 모바일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후 이들 중 5명은 더 이상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다. 결국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글로벌 IT업계에 이른바'스마트폰의 저주'가 이어지고 있다. PC나 휴대폰, TV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 온 회사의 CEO들이 모바일 혁명으로 타격을 받아 줄줄이 낙마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인텔은 19일(현지시간) CEO인 폴 오텔리니가 내년 5월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40년간 인텔에 재직하며 8년간 CEO를 지낸 오텔리니는 "이제 인텔의 키를 새로운 세대에 넘겨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투자자문기관 레이먼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 핸스 모세스만은 그의 사퇴에 대해 "주로 PC에 사용하던 인텔의 칩을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경영상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PC시대를 주도해 왔지만 PC 시장의 수요감소와 모바일 기기 대응이 늦은 탓에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휴대폰 제조사의 CEO들도 수난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폰(블랙베리)을 내놓았지만 시장 선점에 실패한 캐나다의 휴대폰제조업체 림(RIM)은 올 초 공동창업주(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동시에 사퇴하는 강수를 뒀다. 노키아는 2010년 사상 첫 외국인 CEO인 스티븐 엘롭을 영입했지만 새로 선보인 윈도폰도 부진이 계속되자 다시 CEO 경질설이 불거지고 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난 2010년 남용 부회장을 경질하고 구본준 부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바 있다.

이밖에 스마트폰 출현 이전 세계 5위권의 휴대폰 업체였던 소니도 대규모 적자를 견디지 못해 지난 2월 7년간 CEO를 지낸 하워드 스트링거를 전격 경질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라이언 던 CEO 역시 지난 4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경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PC와 프린터 시장의 강자였던 휴렛패커드(HP)는 작년 9월 레오 아포테커 CEO가 취임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경질됐다. HP는 여성인 맥 휘트먼 CEO를 선임해 모바일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에 밀려 고전하던 야후도 지난 7월 30대의 구글 출신 여성 CEO인 마리사 메이어를 구원 투수로 영입해 체질 변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혁명으로 IT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CEO들이 전례 없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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