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역사 내 화장품 매장 사업권을 둘러싸고 중저가 라이벌 화장품 브랜드숍끼리 정면으로 맞붙었다. 미샤의 서영필 대표가 경쟁업체인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양측간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방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서 대표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대표로부터 서울 메트로와의 독점 계약 포기를 종용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서신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시작됐다.
서 대표는 "2008년 미샤가 서울 메트로 역사 내 네트워크형 화장품 전문매장 사업권을 따낸 후 정 대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며 "정 대표가 독점권 조항만 풀어주면 네이처리퍼블릭과 미샤 두 회사가 다 해먹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거절하자 정 대표가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실제 미샤와 협상 담당 서울 메트로 직원은 검찰에 고발됐으나 조사 결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또 현재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이 역사 내 16곳의 매장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서 대표가 개인 SNS에 글을 올린 것은 한 기업의 대표로서 상도의상 걸맞지 않는 처사"라며 "서 대표가 올린 자사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업체 대표를 공개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서 대표의 돌출 언행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 1월말에는 페이스북에 "LG생활건강의 더 페이스샵이 잡지사를 압박해 자사의 광고가 중단됐다"고 폭로했으나 최종 무혐의로 결론 났다는 것. 3월에는 미샤의 1분기 매출이 더페이스샵을 앞서자 "미샤가 잘했다기 보다 페이스샵이 못해서 얻게 된 반사 이익"이라고 상대방을 자극하기도 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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