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현지 폭력배들에게 납치돼 감금됐던 국내 한 중소기업 직원이 한국과 중국 경찰의 공조로 무사히 구출됐다.
20일 인천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컴퓨터 프린터 부품 생산업체 A사 직원 김모(36)씨는 납품업체의 중국 주재원 정모(34)씨가 오랜 기간 대금을 갚지 않자, 19일 오전 정씨가 있는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시로 날아가 현지 한 중국 채권추심업체의 폭력배들과 만났다. 김씨는 이들에게 "정씨로부터 16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아내면 8만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폭력배들은 이날 오후 3시쯤 정씨를 납치해 자신들의 사무실로 끌고가 마구 폭행하며 "16만 달러를 송금하지 않으면 장기를 꺼내 팔고 처와 아이도 팔아 넘기겠다"고 협박했다. 공포에 질린 정씨는 한국에 있는 자신의 형에게 전화해 사정을 설명한 뒤 회사계좌로 송금해줄 것을 부탁했다.
정씨의 형은 전화를 끊고 곧장 인근 인천남부경찰서로 달려가 이를 신고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남부서는 경찰청과 외교통상부, 주 광저우 한국총영사관 주재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총영사관 측은 즉시 중국 공안에 신고했다. 공안은 20일 새벽 2시 폭력배들이 정씨를 감금한 곳을 찾아내 폭력배 8명을 붙잡고 정씨를 무사히 구출했다. 공안은 또 중국 폭력배들을 동원한 김씨도 현장에서 검거, 납치 및 상해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한편 인천남부서는 김씨의 회사 사장 유모(41)씨가 김씨에게 중국에 가서 돈을 받아 오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유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피해 조사를 받고 있는 정씨가 입국하는 대로 피해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유씨의 교사 혐의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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