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의 '협상가'스캇 보라스와 LA 다저스의 '담판'이 시작됐다.
류현진(25ㆍ한화)이 미국으로 건너간 지 6일 만에 다저스와 첫 협상 테이블을 꾸렸다. 당초 메이저리그의 윈터미팅(12월4~7일)이 끝난 뒤 느긋하게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던 다저스의 공언과는 180도 달라진 행보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SB네이션은 류현진과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가 2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구단 관계자와 만나 입단 협상에 들어갔다고 야후스포츠의 메이저리그 담당인 팀 브라운 기자의 트위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류현진의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큰 액수를 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SB네이션은 분석했다.
과연 얼마가 오갔을까
이들은 이날 점심을 같이하면서 협상에 관련된 세부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의 제시액이 나왔는지 전해지지 않았고, 류현진 측도 어느 정도의 연봉을 요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라스측은 정황상 최대 4년의 계약 기간에 총 5,000만 달러 선에서 협상을 시작했을 것이 유력하다. 지난 3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보라스는 지난해 5,800만 달러의 대박을 터뜨린 마크 벌리(마이애미)를 류현진의 비교 기준으로 언급한 바 있다.
반면 구단은 몸값을 조금이라도 깎으려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 게다가 이미 포스팅 비용으로만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라는 많은 돈을 지출한 다저스로서는 보라스의 요구액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이날 양측은 계약 기간과 옵션 등 전반적인 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계약시 옵션은 방대하고도 독특한 내용까지도 포함된다.
다저스의 빨라진 행보인가, 고도의 심리전인가
스탠 카스텐 다저스 구단 사장은 윈터미팅이 끝날 때까지 류현진과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라스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었다. 하지만 최종 입단 계약은 미뤄질지 몰라도 갑자기 협상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다저스가 예상보다 빨리 협상 테이블을 차린 점은 일단 류현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도권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연봉 협상 시작 단계에서 최대치를 베팅하는 것은 전형적인 보라스의 협상 스타일이다. 다저스도 내심 '각오'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계 선수들을 살펴봐도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모두 총 5,000만 달러 이상의 잭팟을 터뜨렸다. 포스팅 비용 수준 이상으로 선수 몸값을 책정하는 것이 관례다.
바야흐로 에이전트와 구단 사이의 전형적인 '밀고 당기기'가 시작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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