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2년 간 우리 군이 각종 타격무기와 탐지장비를 서북도서 일대에 대거 배치했지만 유도 미사일과 감시 비행선 등 일부 전력은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애초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북한 해안포 정밀 타격용 미사일 '스파이크'와 북한 해안포 부대를 감시하는 전술 비행선 등의 도입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특히 스파이크 미사일은 아직 성능 점검을 위한 시험평가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학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갖춰 지상 10㎞ 상공에서 북한 지역을 주ㆍ야간 감시할 수 있는 전술 비행선은 기종 선정이 늦어지면서 도입 시기가 연기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술 비행선의 경우 비행체는 미국에서, 카메라와 레이더는 이스라엘에서 각각 들여와야 하는데 양국 간 기술 협정 체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바람에 도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백령도ㆍ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활동하는 해군 정보함에 신형 무인정찰기(UAV)를 배치하는 사업도 연내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군 당국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이후 지난해 초부터 대규모 서북도서 전력 증강 작업에 나섰다. 북한의 방사포(다연장 로켓), 해안포 등의 포격에 대응하는 핵심 타격무기인 K-9 자주포를 연평도 포격 당시(6문)의 3배인 18문으로 늘린 게 대표적이다. 북한의 공기부양정 침투에 대응하는 코브라 공격헬기(AH-1)와 130㎜ 다연장 로켓 '구룡', 지대공 미사일 '천마' 등 새로운 타격전력도 처음 배치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포격 도발 때 공격 지점을 포착할 수 있는 신형 대포병 레이더(ARTHUR)와 포격 소리를 분석해 도발 원점을 파악하는 음향표적 탐지장비(HALO) 등 탐지전력을 강화하고 K-10 탄약운반차량도 들여왔다.
군은 또 지난해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한 뒤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에 병력 1,000여명을 추가 배치하는 등 병력을 증강하고, K-9 자주포 진지와 격납고 보강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올해 초 북한이 황해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70여척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완공한 데 이어 5월에는 MI-2, MI-4, MI-8 등 공격헬기 50여대를 서해 백령도 인근 태탄ㆍ누천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하는 등 추가 도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이후 우리 군의 전력 증강이 중단된 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이 5~8월 서해안 초도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반복 실시한 것으로 볼 때 포격 도발보다 더 공세적인 서북도서 기습 점령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 같다"고 전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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