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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개혁 당위성 재확인한 부장검사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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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개혁 당위성 재확인한 부장검사 구속

입력
2012.11.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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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검 검사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해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진정성을 강조하듯 "환골탈태의 자세" "참담한 심정"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 는 등 표현 수위도 전례 없이 높다. 그러나 일반의 대체적 반응에선 별 감흥도, 기대도 보이지 않는다. 반복돼온 공허한 약속에 도리어 냉소만 느껴진다.

김광준 검사가 받은 돈은 급하게 밝혀낸 것만 해도 10억 원 가까이나 된다. 갈취 명목은 주로 수사ㆍ내사 무마에다 기업 등에게서 시도 때도 없이 돈을 뜯어냈다. 국민에게서 부여 받은 엄중한 수사권한을 온전히 개인 치부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또 다른 비리 정황도 포착돼 수사 중이라는 부연설명이 없어도, 평소 그의 행적이 어땠을지는 가히 짐작이 간다. 이런 자가 검찰의 꽃이라는 특수부장 출신이다.

'스폰서검사' '벤츠검사' 등 이름도 민망한 비리사건이 매년 터지다시피 해도 검찰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대검 감찰본부로 확대개편하고 외부인사를 투입하는 등 법석을 떨었어도,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쳐 거액을 챙겨온 구조적 비리조차 감지해내지 못했다. 비리 척결의 의지와 능력 모두가 턱도 없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김 검사 비리도 경찰과 수사를 다투는 이례적 상황이 아니었다면 검찰 스스로 이 정도나마 까 보였을지 알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장 최근의 내곡동 사저매입 의혹사건에서 또 한번 보여주었듯 검찰은 수사에서도, 자기관리에서도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엄정하게 법치를 세워 사회 중심가치를 수호해야 할 검찰이 도리어 법의 신뢰를 앞장 서 허물고 있다. 작게는 내부 기강이나 감찰시스템의 문제지만, 크게는 무소불위의 검찰권 구조 때문이다. 검찰총장의 말 뿐인 사과가 아무런 느낌도 주지 못하는 이유다. 정말 필요한 것은 검찰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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