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가자 지구 사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전날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에서는 큰 피해가 났다.
자말 달루씨 집안의 장례식은 그 같은 피해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9일 열린 장례식에서 누군가가 '이 아이들이 로켓을 쐈단 말입니까'라고 외치자 '아이들은 죄가 없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달루씨의 가족 8명은 전날 집에 있다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희생자 중에는 일곱 살 이하 어린이 4명이 포함돼 있었다. 달루씨는 손자들 외에 부인, 아들, 며느리, 여동생을 한꺼번에 잃었다. 폭격 당시 외출 중이어서 화를 면한 달루씨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손자를 묻어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그는 '우리집에는 하마스 인사가 숨어 있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생명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9일까지 팔레스타인인 111명이 숨졌는데 이 중 56명은 민간인이었다. 어린이 희생자도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3명이다.
희생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에 치우친 것은 전력과 시설의 격차 때문이다. 하마스는 19일 이스라엘을 향해 135발의 로켓을 쐈다. 하지만42발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인 아이언돔에 막혔고 나머지도 인가가 없는 공터에 떨어졌다. 같은 날 이스라엘은 전투기 등을 동원해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 가자지구의 목표물 80곳을 폭격했다. 이스라엘 민간인들은 경보 사이렌이 울리면 즉시 곳곳에 있는 방공호로 대피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물자가 차단된 가자지구에는 제대로 된 방공호나 대피 시설이 거의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교전 초기에는 로켓기지, 무기고 등을 주로 타격하던 이스라엘이 이후 인구 밀집 지역을 목표로 삼으면서 민간인 희생이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류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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