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1,080~1,075원 선에서 공방 벌일 것, 모건스탠리 “환율 하락, 수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이다”
2차 환율 방어선(1,080원)이 위태롭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적정 환율(1,050원)과는 아직 30원 여유가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4.8원 내린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1,081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연저점(14일 1,084.9원)을 4거래일 만에 깼다. 지난달 25일 1차 방어선이던 1,100원이 무너진 뒤 거의 4주 만에 2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간밤 미국 주택관련 지표의 잇따른 호조와 재정절벽(대규모 재정긴축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급락)에 대한 우려 완화가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다만 외환당국이 1,080원 선에서 미세 조정에 나설 것이란 경계심리가 추가 하락을 막았다. 이날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아직은 평소처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위한 미세조정을 하는 단계”라며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화건전성 부담금)는 언제라도 꺼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이 1,080~1,075원 선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이 티 나지 않게 지키려 했던 1,085원이 깨졌을 때도 매수세가 미약했지만 1,080원 밑으로 떨어지면 시장이 강하게 버텨줄 것이고 당국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수출기업들이 감내할 수준의 환율을 1,050원으로 보는 반면, 수출기업들은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1,080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008년 이후 큰 폭의 원화절상에 견주면 최근 원화절상 폭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고, 엔고 현상에 따라 일본 엔화와 원화의 수출가격 차이 역시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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