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북 안동시설관리공단은 당시 이사장의 친인척 및 직원채용 비리 등으로 홍역을 앓았다. 해당 인사는 물러났고, 넉 달만인 8월 이오호(58) 안동시 문화복지국장이 임기 3년의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분열된 내부 조직을 수습하고 경영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그로부터 다시 넉 달 가까이 흘렀다. 그 사이 공단은 안정을 되찾았고, 시민 감동서비스 제공을 위한 각오를 다지는 등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오호 이사장은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안정적 경영기반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그의 눈에 비친 공단은 모든 것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는 "취임하고 나서 여론을 들어 보니 대부분 시민들이 시설공단을 '적자투성이에 직원들은 빈둥거리기만 하는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민간기업 수준의 경영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고, 현장중심의 실용적 정책 발굴에 주력해 왔다.
"시민사회에 긍정적 모습으로 비춰지기 위해 먼저 내부결속을 다지고자 조직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과피해 현장에는 공단 명칭이 새겨진 조끼를 입은 직원들을 대거 내보내 봉사활동에 나서 호평을 받았다. 학가산 온천장에는 문화온천의 기치를 내걸고 매주 토요일 동호인 위주의 음악공연을 펼치고, 미술작품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하수처리장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을 초청, 환경과 시설공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수익 대비 인건비 상승 등 경영한계를 극복하는 경영기반 조성 계획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는 "사실 시설공단은 수익을 내기 보다는 효율적 환경시설 관리가 우선이라서 불합리한 경영수지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말했다. 연간 운영비 130억원 가운데 자체 수익은 40억원에 불과하다.
그는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 직원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소득사업 발굴에 나섰고,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직장협의회가 나서서 스스로 복무규정을 만들도록 했다.
운영비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하수 슬러지를 고형연료화해 수출하거나 온천장과 오폐수처리장 등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에너지 절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공단으로 편입이 예상되는 청소년 수련시설인 하아그린파크와 4대강사업지구 등 관리에 대비해 수익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제 조직체제가 90%이상 정상화한 만큼 내년부터는 미래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며 최우수공기업으로 도약할 의지를 다졌다.
이오호 이사장은 1974년 안동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도산서원 관리사무소장, 정보통신실장, 행정지원실장, 문화복지국장을 지내고 지난 7월 명예퇴직했다. 저서로 '도산서원을 알면 세상이 보인다'와 '안동최고 33선'이 있다.
2006년 12월 설립된 안동시시설관리공단은 풍산읍 하수 처리장, 및 폐수처리장, 학가산 온천장, 상∙하수도 검침대행, 공영주차장 관리, 계명산 자연휴양림 등 7개분야 10개사업을 안동시로부터 넘겨 받아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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