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예산의 절반이 들어간 낙동강의 칠곡보 함안보 합천보의 주요 구조물인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에 균열과 유실이 생겨 이대로 두면 보의 붕괴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변형돼도 보 본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9일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 등 5개 시민단체는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9~12일 칠곡보 함안보 합천보를 수중 촬영한 결과, 칠곡보의 물받이공에서 폭 최대 50㎝의 균열이 발견됐고, 함안보와 합천보의 바닥보호공은 일부 유실됐다"고 밝혔다.
보는 본체, 물의 압력을 줄여주는 물받이공, 지반 침식을 막아주는 바닥보호공, 보를 지지하는 기초말뚝인 차수 등 크게 4가지 구조물로 구성된다.
4대강특위 소속 박수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균열된 물받이공의 깊이가 최대 230㎝로 측정됐는데 물받이공의 두께가 100㎝인 것을 감안하면 물받이공이 (아래쪽 모래가 쓸려나간 채) 허공에 떠 있는 상태"라며 "공학적으로 보가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보의 본체를 보호하는 물받이공이나 바닥보호공이 제 기능을 못하면 상류에서부터 흘러오는 물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하류쪽 바닥이 깊이 파이고, 이 경우 본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칠곡보는 지난해 8월에도 보강공사를 했다.
4대강조사위 소속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사가 쓸려나가 강바닥이 움푹 파이는 세굴현상이나 지반 하부에 물이 침투해 구조물과 암반 사이에 물길이 생기는 파이핑현상이 균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굴이나 파이핑현상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모래가 아닌 암반 위에 보를 세워야 하지만, 정부가 공사를 서두르느라 모래 위에 보를 설치했다고 4대강특위는 지적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칠곡보 바닥보호공 보강을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일부가 탈락돼 균열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홍수기 때 하부 토사가 일부 쓸려나가(세굴) 나타난 것"이라며 "하상을 보호하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의 변형은 보의 안정성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한 "파이핑 현상은 지반 하부의 침투수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4대강 보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4대강특위 이미경 위원장은 "완공된 지 1년이 채 안 된 보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건 문제이고 (국토부가) 떳떳하다면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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