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인천시가 연평도 포격 2주기를 맞아 연평도를 안보관광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앞서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그 성공 여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섬 면적이 7㎢(대연평도)에 불과해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인천~연평 항로의 연평균 결항일수가 80일을 웃돌 만큼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19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 피폭현장 1,282㎡에 지어진 안보교육장이 포격 2주기인 23일 준공한다. 피폭건물 보존구역과 교육관으로 구성된 안보교육장에는 포격 당시 완파된 건물 3채가 보존돼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교육관은 전시실과 대피소 체험실 등을 갖췄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이 안보교육장과 섬 동쪽 망향전망대, 섬 서쪽 등대공원 등 3축을 잇는 관광코스를 현재 개발 중이다. 관광코스를 활용한 관광프로그램은 연말 확정돼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연평도의 안보관광인프라는 경기 파주 연천 등에 비해 크게 열악한 편이다. 황해도에서 조업중인 북한어선을 볼 수 있는 망향전망대와 피폭현장을 보존한 안보교육장 등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지만, 군 부대가 주둔한 섬 북쪽 등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관광객들이 군 부대의 포소 등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군 당국과 협의 중이지만 보안상 문제 등으로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
또 볼거리에 비해 먹거리와 숙박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선착장과 주택가 주변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들어서 있지만 숫자나 규모가 여타 관광지와는 비교가 안 된다. 또 연평중ㆍ고교 건물과 부지를 안보수련원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예산 문제로 진척이 없다. 행정안전부는 부지 매입비 등 안보수련원 사업비 50억원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시와 옹진군은 냉난방과 취사가 가능한 주민대피시설 7곳을 관광객들의 숙소로 활용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대형여객선이 취항하는 백령도 대청도와 달리 연평도에는 소형쾌속선만 입항 가능한 것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인천에서 뱃길로 3시간 거리인 연평도는 최근 3년간 연평균 결항일수가 82일을 기록했다. 소형여객선이 기상환경에 취약한 탓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과 안보관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시들해질 경우 대안이 없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인천시가 내년을 서해5도 방문의 해로 지정한 데다 섬에 하루 이상 체류하는 관광객들에게 뱃삯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확대한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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