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관광호텔 한 층이 통째로 성매매 장소로 사용돼온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호텔 12~13층에서 200평 규모의 대형 룸살롱을 운영하는 업주와 호텔측이 짜고 10층 객실 19개를 성매매 전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신원 노출을 꺼리는 성매수 남성들이 열쇠를 받기 위해 호텔 로비에 내려갈 필요 없이 객실로 바로 내려가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이른바'변종 풀살롱' 방식의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된 호텔이 올 들어서만 8곳이나 된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강남 한 복판의 유명 특급호텔이 성매매 장소로 객실을 내줬다가 2개월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성매매 장소가 모텔과 오피스텔 등을 거쳐 고급호텔로까지 진출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서울 시내 호텔에 방을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 호텔의 객실이 8,000여 개 부족하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다. 헌데 이들 호텔은 손쉬운 돈벌이를 하느라 관광호텔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친 셈이다. 일부 호텔이 상당수 객실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하는 바람에 객실난이 심해진 것은 아닌지 당국은 따져볼 일이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관광객 연 1,0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21일쯤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연말까지는 1,12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계기로 숙박시설 확충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질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늘 지적되는 언어 소통과 안내표지판, 바가지 등의 문제 개선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에서의 수준 낮은 서비스와 변태ㆍ퇴폐 영업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번에 적발된 호텔의 경우도 엘리베이터에서 룸살롱 여성 접대부들과 마주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성매매 분위기를 감지하고 항의했다고 한다. 당국은 유흥주점이 입주한 호텔 등 숙박업소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과 감시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불법 영업을 일삼는 기업형 룸살롱들과 주변의 비호세력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병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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