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주목받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필립 파스쿠아(47)의 국내 첫 개인전 '육체적 영역(Carnal Universe)'이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린다. 조각가 겸 화가인 그가 잉크와 유화물감으로 작업한 회화 작품 20여 점이 이번 전시에 출품됐다.
거대한 화면을 가득 채운 여인의 얼굴과 몸에 뿌려진 강렬한 색채의 물감과 자유로운 붓질은 관람객을 관능미와 역동성으로 압도한다. '마치 외과수술의 장면 같은 긴장감'(비평가 데이비드 로젠버그)이 서려 있는 그의 캔버스 속 주인공은 장애인, 성전환자 혹은 매춘을 하는 벌거벗은 여인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느낌은 슬픔이나 고통이 아니다. 전시기간에 맞춰 방한한 필립 파스쿠아는 "특정인을 모델로 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 감동이 전해지는 사람을 그린다"면서 "내가 그린 사람들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파스쿠아는 미술을 독학했다. 영국계 아일랜드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의 작품을 보고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스무살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번 사용한 붓은 재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습관을 가진 그가 한 달에 사용하는 붓은 1,000개 안팎으로, 작업실에 차곡차곡 쌓아뒀다. 그림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요즘도 한 작품을 끝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이 올라온다"면서 "평생을 해도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02)519-0800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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