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힘들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4년제 대학만 고집하느라 적성을 무시하고 진학하느니 특성화된 분야가 있는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똑똑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간판'보다는 '실속'을 원하는 수험생을 위해 전문대학 정시 지원 시 유의사항과 경쟁력 있는 특성화 전문대학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사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총점 낮아도, 수학 못해도 입학 가능
2013학년도 19만5,783명을 선발하는 전국 137개 전문대학은 막바지 수시 모집 중이고, 다음달 21일부터는 정시 모집이 시작된다. 전문대학은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어 일반대학에 지원하고도 얼마든지 원서를 낼 수 있다. 또 한 대학에 2지망까지 지원하거나, 복수의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단, 수시에 합격하면 등록과 상관없이 정시나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만큼 '묻지마 지원'은 금물이다.
전체 수능 성적이 낮아도 일부 영역의 성적이 좋은 수험생은 전문대학 지원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수험생이 선택한 2개 영역의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삼육보건대는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중 2개 영역과 탐구 중 1개 영역, 한양여대는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중 2개 영역과 탐구 중 2개 영역 성적을 본다. 경인여대와 배화여대, 유한대, 인덕대, 인천재능대 등은 언어ㆍ수리ㆍ외국어ㆍ탐구 중 성적이 우수한 2개 영역만 반영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별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학기도 살펴봐야 한다. 2학년 전 과목 내신 성적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 2학년 내신 성적이 좋을수록 유리하다. 내신 관리를 꾸준히 하지 못한 수험생은 가장 우수한 1~2개 학기 성적을 보는 경기과학기술대, 인천재능대를 고려하면 된다.
전문대학 정시는 대개 1차와 2차로 나누어 학생을 뽑는다. 4년제 대학이 정시에서 가ㆍ나ㆍ다군으로 나눠 학생을 선발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한대 등 일부 대학은 1차만 실시하고, 미충원 인원이 있을 때만 2차로 모집하기도 한다. 또 동양미래대, 부천대 등처럼 한 번만 뽑고 마는 대학도 있다. 때문에 원서접수 기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대학별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선발 방법이 같다면 대체로 정시 2차의 합격 성적이 높기 때문에 성적이 부족한 학생은 정시 1차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복수 지원이 가능한 대학에는 한 개 학과는 성적에 맞춰 지원하고, 다른 학과는 안정 지원하는 등 성적에 맞춘 지원전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취업 보장하는 특성화대 맞춤형 교육
취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정 분야에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특성화 전문대학도 늘고 있다. 전문대학 중 유일한 국립대학인 한국복지대는 수화통역과, 장애유아보육과, 의료보장구과, 재활복지과 등 장애 학생 관련 학과가 특성화돼 있다. 세계 최초 승강기 관련 대학인 한국승강기대는 승강기기계설계과, 승강기시스템관리과, 승강기안전관리과 등을 통해 전문 승강기 엔지니어를 키우고 있다. 재학생 모두가 농협이나 농촌 관계 기관에 취업하는 농협대, 국내 유일 자동차 전문대학인 아주자동차대, 국내 유일 회계ㆍ세무 특성화대학인 웅지세무대, 골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골프대도 눈에 띄는 특성화 대학이다.
문화ㆍ예술 분야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창작과, 푸드스타일리스트과 등이 유명한 청강문화산업대가 이름이 나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남자간호사를 배출한 삼육보건대 간호과와 재정이 탄탄한 원광보건대는 의료ㆍ보건 특성화대학이다. 강원랜드와 산학협력을 맺고, 카지노 관광계열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강원관광대, 지난해 일본의 7개 특급호텔 인턴사원으로 14명을 취업시킨 청암대 문화관광과도 관광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대학은 산업구조와 사회의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다양한 학과와 전공을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만도 24개의 이색학과가 개설됐다. 특히 산업체 실무교육을 제공한 후 그 산업체로의 취업을 보장하는 신설학과가 눈에 띈다. 고구려대는 주문식브랜드계열에 디저트카페인 망고식스, 예다손웰빙푸드와 주문식교육협약을 맺고 취업을 연계한 전공을 만들었다. 현장 실무 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통해 산업체가 원하는 전문인재를 키우고 이들 기업으로 전원 취업을 보장한다. 고구려대는 또 커피나 디저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커피초콜릿학부도 개설했다. 경인여대 쟈끄데상쥬헤어과와 부산여대 이가자헤어비스과, 계명대 취업약정인재학부도 뷰티 관련 기업의 맞춤형 교육 제공과 이들 기업으로의 100% 취업을 약속하고 있다. 이밖에 강동대 스마트폰과, 백석문화대 스마트폰미디어학부, 강원관광대 골프경기지도과, 동아인재대 도로교통사고감정사과 등도 새로 생겼다.
자세한 사항은 전문대교협 홈페이지 입학정보센터(ipsi.kcc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