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를 집대성한 축제인 '2012 탐라대전'이 투입된 예산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19일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26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인 탐라대전은 실패한 축제로 '보이기 위한 1회성 행사'였다"고 지적했다.
탐라대전은 해마다 열어온 '탐라문화제'를 확대해 3년에 한번씩 개최토록 한 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그러나 9월 중순 제주를 강타한 태풍 '산바' 영향 등으로 제대로 추진도 하지 못하고 조기 폐막했다.
제주도의회 오충진(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탐라대전은 위원 구성과 행사 장소, 행사 준비, 축제 기간 등 모든 부분에서 보이기 위한 1회성 행사에 불과하다"며 "실패는 예견된 결과였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7월 업무보고 당시 도의회에서 기후변화 부분을 주의하라고 하자, 도는'날씨도 고려했다'고 답했음에도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기간에 축제를 진행하라'는 도지사의 주문 사항을 우선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또 "탐라대전 개막식이 세계7대자연경관 개막식과 같이 열려 정체불명의 행사가 됐으며, 태풍 탓에 본 행사 일정은 하루 반나절뿐이었다"며 "이는 허술한 기획과정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선화(새누리당)의원도 "도는 전국 최초의 이야기(스토리텔링)형 축제, 도민참여형 축제를 표방하며 탐라문화제보다 4~6배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규모를 키웠다"며 "하지만 예산투입대비 결과는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세계자연보전총회 부대 행사, 세계7대자연경관 인증식, 탐라문화제 등 모든 축제를 탐라대전으로 모았지만 각 축제마다의 독특함이나 콘텐츠가 한꺼번에 사라져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돈만 주면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불꽃놀이가 사실상 전부였다. 허공에다 3억3,000만원을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안창남(민주당) 의원은 "탐라대전 또는 탐라문화제가 일정한 장소에서 열리지 않아 시설비가 매해 일회성으로 투입돼 낭비된다"며 행사 장소를 고정해 시설비 절약 방안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동주 제주도문화관광국장은 "탐라대전이 실패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문제점을 개선해나가면서 축제를 발전시키려고 생각한다"며 "탐라대전을 주도적으로 담당할 조직을 신설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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