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 지사가 13일 만든 태양당을 창립 나흘 만에 전격 해체하고 17일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에 합류시켰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내달 16일 총선을 앞두고 제3세력의 대동단결을 꾀한 것이고 주장했지만 정치권과 언론은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이날 합당에 맞춰 일본유신회 대표를, 하시모토 시장은 대표대행을 맡기로 했다. 이들이 일본의 핵보유와 재무장을 촉구하고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 등 역사를 부정해 이들이 정치적으로 큰 세력을 형성할 경우 일본 안은 물론 주변국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우익 결집을 명분으로 정권 공약조차 통일하지 않은 채 통합을 강행했다. 일본유신회는 탈원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반면 태양당은 원전은 유지하고 TPP에는 반대해왔다. 또 이시하라 전 지사는 15일 감세일본과 합당키로 했으나 하시모토 시장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틀 만에 합당을 백지화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자신의 오락가락 행보에 비난 여론이 일자 “이런저런 의견의 차이가 있지만 천하를 얻은 다음 논의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데도 합당하는 것은 야합”이라고 비판했고 아사히(朝日)신문도 “국가의 근본에 해당하는 기본 정책이 다른 두 정당이 합치는 것은 유권자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두 정당 통합 전인 16, 17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 결과 일본유신회는 8%, 태양당은 5%였으며 자민당은 26%, 민주당은 13%로 나왔다.
일본 언론은 “일본유신회는 한때 차기 총선에서 제1당을 넘볼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나 무리한 공약과 야합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며 “최근 공천자를 모집한 결과 총선에 내세울만한 후보자가 50명도 되지 않아 합당을 하더라도 군소정당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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