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2012 행정사무감사'를 마쳤다. 시민단체로부터 집행부 견제라는 명제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는 질책이 나왔다. 하지만 돋보이는 감사 활동을 편 의원도 적지않았다. 의회 안팎에선 산업건설위원회 김경훈(46) 의원을 꼽았다. 그는'송곳 질의'를 거푸 쏟아내 주목받았다. 이른바 '준비된 감사'를 실행했다는 평가가 뒤따른 그를 18일 만났다.
그는 상수도, 전력선, 통신선 등이 설치된 대전 공동구의 부실한 관리와 예산 낭비 실태를 파헤쳤다. 공동구내 폐쇄된 상수도관로를 방치하면서 매년 수억원의 유지관리비를 쏟아붓고 있는 방만한 행정을 들춰냈다. 그는 "시가 쓸모 없는 상수도관을 철거하지 않고 관리비 명목으로 상수도특별회계 예산을 물 쓰듯이 낭비하고 있다"며 "한국전력 등과 관리비 분담금 논쟁을 우려해 예산 낭비를 방관한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구가 국가보안시설 가급인데도 내진 설계 등이 소홀, 낡은 상수도관이 터져 누수라도 발생하면 둔산일대의 블랙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엑스포과학공원내 롯데복합테마파크 조성과 관련해서도 '따가운 분석'을 내놓았다. "대전마케팅공사가 이 사업을 위해 꿈돌이랜드를 118억원에 인수한 것은 사업자인 (주)드림엔터테인먼트에게 준 특혜"라며 "부지사용료 등 미수 채권이 67억원에 이르는 꿈돌이랜드에 대해 행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않고 인수한 것은 배임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도 대전시가 주거환경정비사업 예정구역에 대한 하수관 정비사업을 하면서 부서간 사전 업무협의를 제대로 하지않아 4억여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실도 폭로했다.
"지역 현안을 둘러싼 시민의 걱정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의 기회로도 삼으려 나름 치밀하게 감사활동을 벌였습니다"
김 의원은 "능력껏 노력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하다"며 "하지만 16일까지 열흘간 이어진 감사를 마치면서 도시개발의 올바른 방향을 되짚어보는 등 성과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의 도시개발 전략은 난개발 등을 자초하기 십상인 '확장형'을 벗어나 '밀집형'으로 가야한다"며 대전시의 서남부권 개발 지향 전략을 비판했다. 그는 밀집형 전략을 선택해야 원도심의 재정비 길도 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행정사무감사의 '통과의례' 악습을 차단하기위해 감사 결과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감사기능이 공수표가 되지않도록 감사원 감사청구 등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희망을 공유하는 풀뿌리자치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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