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때문에 오기가 생겼어요. 꼭 1위를 하고 싶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포인트 2위(291점)인 양제윤(20ㆍLIG손해보험)이 15일(한국시간) 싱가포르 라구나 내셔널 골프장(파72ㆍ6,517야드)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4억원, 우승상금 8,000만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최종 스코어는 6언더파가 아닌 4언더파 68타 공동 2위다. 아쉽지만 싱가포르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2벌타를 받았다.
'사고'는 7번홀(파5)에서 일어났다. 양제윤의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공이 러프에 박혔다. 때마침 낙뇌 주의보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양제윤은 볼이 있는 곳에 티를 꽂고 철수를 했다.
하지만 45분을 기다린 뒤 재개된 시점에서 실수를 했다. 양제윤은 러프에 박힌 공은 드롭(똑바로 서서 팔을 완전히 펴고 공을 떨어뜨리는 것)을 하는 것이 규정이지만 플레이스(공을 원래 위치 주변에 놓는 것)를 하고 두 번째 샷을 했다. 이 규정을 깜빡 잊고 16번홀까지 플레이를 하던 양제윤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양수진(21ㆍ넵스)이 박힌 공을 드롭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자신이 실수를 했다고 판단, 경기위원에게 신고를 해 2벌 타를 받았다.
양제윤은 "그냥 공을 놓고 치는 플레이인 줄 알았다. 비와 번개 때문에 그런 플레이를 한 것 같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비 시즌 동안 룰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마지막 날 나왔으면 큰 일 날뻔했다. 첫 날 나와서 다행이다"며 "2언더파를 치다 이븐파를 했으면 속상했을 것이다. 2타를 잃어도 4언더파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버디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양수진과 홍란(26ㆍ메리츠금융), 김보경(26ㆍ던롭스릭슨) 등과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한 양제윤은 "이번 대회는 마음을 비우고 나왔는데 오늘 일을 계기로 대상포인트 1위가 하고 싶어졌다. 내일 집중에서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금(4억5,548만원)과 대상포인트(291점), 평균 타수 1위(71.47타)인 김하늘(24ㆍ비씨카드)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 공동 37위로 1라운드를 출발했다. 상금 2위(4억424만원) 허윤경(22ㆍ현대스위스)과 상금 3위(3억8,590만원) 김자영(21ㆍ넵스)은 나란히 3언더파 69타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선두는 6언더파 66타를 친 김세영(19ㆍ미래에셋)이다.
라구나(싱가포르)=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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