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관은 애초에 무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7일에야 전시실 설치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가 본 내부는 1층 로비의 대형 영상물에 대한 기술 점검과 2층부터 시작되는 전시실의 청소가 한창일 뿐, 실제로 설치된 건 거의 없었다.
그동안 학계나 시민단체가 우려했던 '박정희 찬양관'은 아니다. 전시 설명문은 '5ㆍ16은 합법 정부를 무너뜨린 군사정변' '인혁당 사건은 사법 살인' '새마을운동은 독재 유지를 위한 대중 동원'으로 돼 있다. 박정희 시대의 전태일과 노동운동, 부마항쟁 등 민주화 운동도 다루고 있다.
전시실은 '대한민국의 태동_기초 확립_성장과 발전_선진화 세계화'의 4개로 구성돼 있다. 전시실이 완성되지 않아서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전체적으로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했으니 자부심을 가지라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한국현대사의 그늘과 아픔, 국가가 저지른 폭력은 상대적으로 덜 선명하고 성장사의 일부로 들어가 있다.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역사의식은 빈약하고 나열식 전시라는 인상이 짙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첨단 영상 등을 많이 활용해 화려할 것 같긴 하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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