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군사령관 아흐마드 알 자바리(52)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했다. 하마스가 즉각 보복을 다짐하고, 이스라엘은 또 다른 공습을 계획하고 있어 두 세력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 자바리는 이날 가자지구의 가자시티에서 승용차를 타고 이동 중 공중폭격으로 현장에서 숨졌다. 통신은 이번 폭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알 자바리가 탄 차량 공습을 포함, 14일에만 가자지구를 20차례 이상 공습했다.
이날 공습은 13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8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헬기 공격으로 사망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하마스는 보복조치로 10일 가자지구 카르니 국경 검문소 인근을 순찰하던 이스라엘군 지프차량을 대전차포로 공격해 병사 4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10일 교전으로 하마스도 6명이 숨지고 팔레스타인 주민 30여명이 다쳤다. 14일 재차 보복공격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주요 군사작전의 시작"이라며 추가 공습을 암시했다.
국제사회 반응은 엇갈린다. 1979년 아랍국가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최근 이슬람근본주의 정부가 들어선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14일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며 이스라엘에 강하게 항의했다. 아랍연맹도 무르시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17일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14일 국무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14일 첫 공습부터 실시간 상황을 전세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스라엘군 공식 트위터는 이날 오전 7시 "가자지구에서 테러리스트 하마스를 겨냥한 공격 시작"이란 트윗을 올린 뒤 이후 가자지구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이스라엘군 공식 페이스북에도 가자지구 공격사진이 게재됐다. BBC방송은 "SNS는 힘이 약한 시민세력이 아랍의 봄을 이룩한 재스민 혁명 과정에서 정부군의 무자비함을 전세계에 알렸지만 이번에는 다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더 힘이 강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정당성 확보를 위해 SNS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04년 3월 하마스를 세운 아흐메드 야신과 한달 뒤인 4월 압델 아지즈 알 란시티를 공중 폭격이나 표적암살 방식으로 없애는 등 과거에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주요인사에 대한 암살을 자행해 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