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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때 은인 美 버크 제독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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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때 은인 美 버크 제독 기린다

입력
2012.11.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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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직후 우리 해군에 미국 군함 32척을 빌려줘 해양 안보 기반을 마련토록 해준 전 미 해군참모총장 고 알레이 버크 제독의 흉상이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 건립됐다.

해군은 15일 해사 통해관에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버크 제독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과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의 부인이자 해군 군가인 '바다로 가자'를 작곡한 홍은혜 여사, 버크 제독이 '한국인 아들'이라고 불렀던 박찬극 예비역 준장 등 해군 예비역 장교, 해사 생도, 주한 미 해군사령관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청동 재질의 흉상은 가로 57㎝, 세로 35㎝, 높이 90㎝ 크기로 제작됐다.

버크 제독은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임하던 1955년 8월부터 61년 8월까지 경비함과 상륙함, 호위구축함, 고속수송함 등 32척의 함정을 한국에 제공했다. 우리 해군이 63년 미국에서 충무함(DD-91)을 도입해 구축함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도 버크 제독이 퇴임 전 해둔 행정조치 덕이었다. 그는 67년 10월 '한국 해군의 구축함 도입에 관한 함정 대여 법안'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부결되자 예비역 신분임에도 상원위원회 전문위원과 보좌관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설득, 서울함(DD-92), 부산함(DD-93) 등이 한국에 인도되도록 길을 놓았다.

한국군과의 인연도 깊다. 6ㆍ25전쟁이 한창이던 51년 백선엽 당시 1군단장이 동부전선에서 적과 싸울 때 함포 사격을 지원,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순양함 함포 1발 가격이 고급 승용차 값과 비슷한 1만달러에 달하던 시절이었다. 자녀가 없던 그는 6ㆍ25전쟁 때 자신이 타고 있던 함정에 연락장교로 파견됐던 박찬극 예비역 준장을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임기 2년의 미 해군참모총장을 3번이나 연임, 91년 자신의 이름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1번함의 함명으로 지정될 정도로 미국에서도 존경 받는 버크 제독은 현역 때 2번, 퇴역 후 2번 등 총 4번이나 해사를 찾았다. 해군 관계자는 "해양 수호의 간성(干城)이 될 사관생도들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해군 발전에 기여한 그의 공적을 기리고 진취적인 기상을 본받도록 하자는 취지로 흉상 건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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