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없어 당장 내집 마련이 가능한 전세입자가 전국적으로 32만~43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주택 매입에 나서야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소가 15일 공개한 '전ㆍ월세가구 자산구조를 고려한 전세→자가 전환 가능 잠재수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94만 무주택 전세가구 중 32만~43만 가구가 주택구매 의사가 있는 실수요자로 꼽혔다.
이는 지역별로 '무주택가구'와 '주택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등을 종합해 1차적으로 분류한 가구 중 '부채가 없는 가구'를 다시 꼽은 수치다. 즉, 주택구매 여력이 있는 실거주 가구인 셈이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32만~43만 가구는 빚이 없고 비교적 높은 가격의 전세주택에 살고 있어 전셋값이 더 상승하거나 주택구입 여건이 회복되면 바로 매매로 돌아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구가 매매로 돌아서면 전세시장 안정화는 물론 침체된 주택매매시장까지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 가구가 집을 구입할 경우 32만~43만호가 전세주택시장에 재공급되고, 연간 전세 거래량(2011년 93만건)의 34~46%가 감소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의 자가주택 소유 비중도 2010년 현재 54.2%에서 최대 56.7%까지 높아질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이들 가구는 전세시장 안정과 주택거래 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서민들이 내집 마련에 나설 수 있도록 거래세 인하 등 다양한 주택정책과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주택임대시장에서 월세가 급증함에 따라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것과 관련, 전세제도가 갖고 있는 내집 마련의 징검다리 속성과 주거안정성, 수도권의 높은 전세비중 등을 감안할 때 전세시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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