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맬서스(1766~1834)가 을 발표한 1798년 당시 세계인구는 약 8억 명이었다. 이후 1804년 10억, 1960년 30억, 1987년 50억, 1999년 60억 명을 차례로 돌파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과 맞물려 인구는 폭등세를 탔으나 식량 생산력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래서 식량과 인구증가의 필연적 불균형이 기아와 빈곤, 악덕을 초래할 것이라는 맬서스의 예언은 어긋났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1863~1941)는 식량 생산력의 비약이라는 변수를 간과한 을 "세계에서 가장 멍청한 책"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맬서스의 통찰은 인간과 과소자원의 문제로 변주되면서 생명력을 유지했다. 로마클럽이 1972년 발표한 보고서 에 담긴 인식도 비슷하다. 성장에 따른 인구증가와 자원고갈, 환경오염 등에 따라 "100년 안에 인류는 성장의 한계를 맞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우려는 지구상의 적정 인구에 관한 연구로도 이어졌다. 캐나다 경제학자 마티스 웨커네이걸 등이 1996년 개발한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개념을 이용한 추산이 대표적이다. 방법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의식주 자원의 생산과 폐기에 드는 비용을 토지의 넓이로 환산해 지구의 부양가능 인구를 산출하는 식이었다. 전 인구가 미국인 정도의 생활수준을 누리려면 약 20억 명, 아프리카 르완다인 수준으로 살려면 180억 명이란 수치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2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세계인구는 70억5,210만 명이다. 지난해 10월 31일 70억 명을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왔으니, 그 새 약 5,000만여 명이 증가한 셈이다.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사망과 낮은 출산율 등을 감안해 인구감소 예측이 있는 반면, 그래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어쨌든 지구의 부양능력과 생존인구 사이의 균형이 급격히 깨지는 일은 없어야겠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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