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원을 푼 NC 다이노스의 선택은 미래 대신 즉시 전력감 위주였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인 NC의 특별지명에서 굵직굵직한 이름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NC는 15일 기존 8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1명씩을 영입할 수 있는 신생팀 지원책에 따라 총 8명을 지명했다.
NC에서 새 출발을 할 선수들은 이승호(31∙롯데), 송신영(35∙한화), 고창성(28∙두산), 이태양(19∙넥센∙이상 투수), 내야수 모창민(27·SK), 내야수 조영훈(30·KIA), 포수 김태군(23·LG), 외야수 김종호(28·삼성) 등이다. NC는 지난 12일 기존 구단으로부터 명단을 받아 3일간 심사숙고 끝에 선수를 선발했고, 각 구단에 보상금으로 10억원씩을 지급해야 한다.
배석현 NC 단장은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을 내렸다"며 "기존 선수들과 융화를 이루는 한편 보완할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즉시 전력감 선수가 많아 만족한다"면서 "어떤 시험이든 정답은 없기 때문에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승호와 송신영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인기가 뜨거웠다. 이승호는 롯데와 4년간 총액 24억원, 송신영은 한화와 3년간 총액 1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부상과 부진 등으로 예전 구위를 뽐내지 못해 결국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승호는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고, 송신영은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4로 부진했다. 불과 1년 사이에 시장 가치가 뚝 떨어진 이들이 NC에서 부활의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창성은 전 스승인 김경문 감독 품에 다시 안겼다. 고창성은 올 시즌 3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8.62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사이드암으로서 허리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어 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두산 시절 눈 여겨봤던 이재학을 데려와 퓨처스리그(2군) 최고 투수로 조련했다.
조영훈과 모창민은 한방을 갖춘 거포로 기존 나성범, 조평호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들은 내∙외야 수비가 가능해 활용 가치가 높다. 약점으로 꼽힌 포수 자리에는 1군 경험이 많은 김태군을 골라 안방을 안정시켰다.
김종호와 이태양은 김 감독이 퓨처스리그에서 관심 있게 지켜본 기대주다. 김종호는 퓨처스리그에서 도루 26개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녔다. 또 이태양은 퓨처스리그에서 10승(7패)을 거뒀다. 배 단장은 "김 감독이 1년 동안 퓨처스리그를 경험하며 좋은 재목들을 잘 살펴봤기 때문에 선택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제 NC는 선수단 구성을 80% 이상 마무리 해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외국인 선수 3명을 투수로만 채우면 되고, 상황에 따라 FA 시장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이번에 지명한 선수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 전력을 보강할 수도 있다. 배 단장은 "앞으로 일을 두고 봐야겠지만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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