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가운데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향을 가진 곳은 4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훨씬 나쁠 것이란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또 절반 가량의 기업은 손익분기점 환율을 1,050~1,100원선으로 내다봤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경영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곳 중 6곳 가량(62%)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할 것'이란 비율은 29%,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의견은 9%에 그쳤다.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40%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고 27%는 소폭 축소, 9%는 대폭 축소 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 따라 보수적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4곳 중 3곳(76%)은 투자를 동결하거나 축소할 것이란 얘기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여건 악화로 투자 축소뿐 아니라 구조조정 등 보다 직접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매각, 인력감축, 사업철수 등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기업이 15%나 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투자 축소에 따른 간접적인 고용 감소효과와 맞물려 국민 경제 전체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 환율 하락과 관련, 내년도 환율을 1,050∼1,100원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58%로 가장 많았고, 1,000∼1,050원(33%), 1,100원 이상(7%) 등의 순이었다. 손익분기 환율로는 절반 가량(48%)이 1,050∼1,100원을, 32%는 1,000∼1,050원을 예상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선 내년 환율이 1,05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기업들은 환율로 인한 수익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5∼2.9%(35%), 3.0∼3.4%(31%), 2.4% 이하(25%), 3.5% 이상(9%) 등의 순으로 나타나, 60%의 기업이 '2%대의 저성장'을 예상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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