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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성공하면 뜬다" 해외 게임, 무차별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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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성공하면 뜬다" 해외 게임, 무차별 공습

입력
2012.11.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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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테스트베드"

유럽·美 시장보다 작지만 사용자들 수준 높아

中·美 등 직접 유통…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한국은 기회의 땅"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에 모바일 시장 무궁무진

日, 시장확대 적극 나서

"국내업계, 기회이자 위험"

"파이 커진다" 장점 불구

기술·인력 유출 등 외국자본에 종속 우려도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선 해외게임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수상 분야 중 해외 작품에도 자격이 주어지는 인기게임상에서 총 5개 트로피 중 3개가 해외 게임에 돌아간 것.

주인공은 올 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실시간 전략게임 '리그오브레전드(온라인)'와 지난 5월 출시된 '디아블로3(PC/비디오)', 중국 비디오게임 '녹정기(아시아특별)'였다. 이중 리그오브레전드는 미국 라이엇 게임즈가 제작사로 11월 현재 16주째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 블리자드가 만든 디아블로3 역시 출시 당시 접속폭주로 마비를 겪는 등 전작의 인기를 이어갔다. 주관기관인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보통 1개 작품이 수상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해외 게임이 부쩍 늘었다"며 "지난해부터 국내 진출이 본격화 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게임사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수년 전 블리자드를 비롯해 한 두개 대형 온라인 게임사들이 미국 유럽 등 대형 시장에서 검증 받은 게임을 뒤늦게 내놓던 것에서, 지금은 아예 국내에 지사까지 설립해 직접 게임을 유통하고 있다. 게임시장 조사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 상위 10위에는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 총 5개의 해외 게임이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곳은 중국. 과거 중국게임은 그래픽이나 구성 등 게임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국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지금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개발사들을 인수하면서 수준 높은 게임을 내놓고 있다. 중국시장 1위인 텐센트는 올 초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향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준비했고, 샨다는 지난 2004년 국내개발사 엑토즈소프트에 이어 지난해 아이덴티티게임즈를 9,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게임이 우리나라 시장랭킹 상위권에 진입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게임사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우선 '테스트베드'로서 가장 적합하기 때문. 유럽 미국보다 시장규모는 작지만 수준 높은 사용자들이 많아, 신작을 테스트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올 초 한국지사를 세운 중국 게임사 우션베이징은 야심작 '무신천하'를 전 세계 내놓기 전 국내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블리자드 역시 '디아블로3'등 주요게임 출시 전, 사전테스트에 한국 이용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새로운 시장 확보를 위해 찾기도 한다. 올해 국내에 진출한 일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코리아는 국내 개발사 '파프리카랩' 지분 100%를 인수했는데, 한국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만큼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기회의 땅'으로 판단했다. 전세계 4,000만명의 이용자를 가진 액션게임 '월드오브탱크' 제작사 워게이밍넷 역시 한국지사 설립 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코나미 등 일본 게임사는 과거 콘솔게임 시절 영광을 온라인서 되찾기 위해 한국에 진출, 제작 및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해외 게임업체들은 국내 진출은 시장파이를 키운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국내 기술과 인력이 유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기업을 M&A하거나 지사를 설립하는 건, 수준은 높지만 자본력이 열악한 국내 중소개발사의 기술과 인력 확보가 주된 목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게임업체들의 공세는 기회와 위험 두 측면이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의 보호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외국 게임자본에 종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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