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탈리아제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등을 빙자한 모조품을 학부모들에게 비싼 값에 속여 판 중견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본보 11월 8일자 14면)가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곽윤경 판사는 14일 예술학교 입시생 자녀를 둔 안모씨 등 3명을 속여 수 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경기도 한 시립교향악단 수석바이올리니스트 A(38)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녀들을 예술학교에 입학시키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부모로서의 마음과, 친구로서의 신뢰 등을 이용해 고장난 악기 등을 세계적으로 진귀하고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인 양 속여 큰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0년 3월 안씨에게 "스트라디바리우스 직계 제자가 만든 바이올린인데,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제자가 사용해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다"며 500만원짜리 모조품을 2,500만원에 임대했다. 이 바이올린에는 이탈리아어로 '모조품'이라고 쓰인 라벨까지 붙어있었다. A씨는 다른 피해자에게 3,000만원짜리 바이올린을 7,500만원에 팔아넘긴 뒤,"지난 번에 사갔던 바이올린과 궁합이 잘 맞는 활이니 구입하라"며 10만원짜리 양산품을 프랑스제'비욤(vuillaume)'으로 속여 2,100만원에 팔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총 가짜 악기 10여대를 2007~2010년 13차례에 걸쳐 팔거나 임대해 3억9,8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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