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자당 출신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고, 태자당 주요 인사인 위정성(兪正聲) 상하이(上海)시 당서기와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18기 중앙위원에 선출되는 등 태자당이 정계 핵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혁명원로들의 자제들인 태자당은 당ㆍ정ㆍ군ㆍ재계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1958년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약진운동 시기에 유년기를 보내고, 청소년기에 문화대혁명(1966~76년)을 경험했다. 부모들 중 일부는 개혁ㆍ개방을 주장하다 공산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고 좌천되는 공통점도 있다. 시진핑은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실각과 문화대혁명 여파로 공산당의 탄압을 받았다. 귀족출신으로 태어났지만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였다.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 딸과 결혼한 왕치산은 문화대혁명 때 2년간 하방(下放ㆍ농촌노동)을 했다. 위정성도 문화대혁명 당시 베이징(北京)시 부시장이었던 모친이 반당분자로 몰려 투옥되면서 고된 유년기를 거쳤다. 한 고위 인사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공산주의 혁명의 나쁜 점을 목도한 불안한 세대”라고 말했다.
특정인물에 의해 지명되는 것이 아닌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당 수뇌부에 올랐다는 점도 태자당의 특징이다. 시진핑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와의 권력투쟁에서 태자당 원로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 등의 도움으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정융녠(鄭永年) 국립 싱가포르대학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이번에 배출되는 지도자들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명이 아닌 정치적 경쟁으로 지도자가 되는 첫 세대”라고 말했다.
태자당 내 권력투쟁도 감지된다. 지난해 태자당 모임에서는 정부와 재계에 대한 공산당의 지배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럴 경우 경제이권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이 부닥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태자당 내 권력투쟁은 시진핑이 과감한 정책을 펼치는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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