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이 사임한 데 이어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까지 낙마 위기에 몰리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 아프간 사령관들의 수난사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의 전임자인 데이비드 매키어넌과 스탠리 매크리스털도 임기(통상 2년)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AP통신은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의 소식을 접한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미군사령부에서 “아프간 사령관의 저주”라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아프간 사령관으로 임명한 매키어넌은 오바마 집권 2년차인 2009년 5월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의 건의로 해임됐다. 게이츠는 아프간 이슬람 무장반군 탈레반을 직접 타격하기보다 대민 영향력을 줄이는 작전을 선호하는 오바마의 입장을 고려해 대통령에게 사령관 교체를 요청했다. 미국이 전시에 지휘관을 해임한 것은 6ㆍ25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더글라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을 해임한 이후 처음이어서 매키어넌 해임 당시 “전쟁 중 지휘관을 바꿔서는 안된다”는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
후임 매크리스털은 취임 13개월 만인 2010년 6월 전격 경질됐다. 그와 측근들이 주간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의 첫 대면에서 실망했다”는 등 행정부를 비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백악관은 보도가 나오자마자 매크리스털을 소환해 해명을 요구한 뒤 해임했다. 이를 두고 오바마에게 아프간 병력 증파를 설득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 매크리스털이 어설픈 언론 플레이를 하다 화를 자초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미 국방부는 공금 유용 혐의로 초대 아프리카 사령관(2007~2011)을 지낸 윌리엄 워드 대장의 계급을 중장으로 강등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방부는 워드가 개인적 이유로 해외 출장 기간을 늘려 출장비를 과다 지출하고 부인의 쇼핑에 군 차량을 동원하는 등 공금 수천달러를 유용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워드에 대한 조사가 17개월 동안 진행됐고 이 때문에 지난해 4월로 예정됐던 그의 전역도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의 반대에도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워드의 강등을 강행했다”고 전했다. 워드는 대변인을 통해 “군인으로 복무하며 개인적 이득을 얻으려 행동한 적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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