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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지향점은 사람의 행복 ·자연과 조화 각나라의 경관·문화·날씨까지 다방면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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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지향점은 사람의 행복 ·자연과 조화 각나라의 경관·문화·날씨까지 다방면 고려”

입력
2012.11.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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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자동차처럼 옮길 수 없으니, 건축가들은 주변 경관뿐 아니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여름엔 백야 현상이, 겨울에는 흑야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라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머물고 살 수 있는 건축은 무엇일까 늘 고민하지요."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만난 노르웨이 건축가 라이울프 람스타드(50·Reiulf Ramstad)는 인터뷰 내내 '사람이 행복한 건축'과 '자연과 조화로운 건축'을 강조했다. 이는 북유럽 건축 디자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2001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북유럽관의 노르웨이 대표 건축가로 참여한 그는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RRA건축사무소를 이끌고 있다.

그는 24일까지 서울 중구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재단 갤러리에서 열리는 '디투어 아시아(DETOUR ASIA):18개의 노르웨이 국립관광도로 건축 디자인'전을 위해 방한했다. 노르웨이 국립관광도로 건축 디자인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20년까지 노르웨이 내 유명 관광루트 18곳에 전망대, 호텔, 휴게소 등 200여 곳을 설계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이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줌터와 '거미 조각'으로 유명한 설치미술가 루이스 부르주아 등 전세계 건축가, 조경전문가, 디자이너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들 건축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선보인다.

람스타드가 '요정의 길'이라 불리는 '트롤스티겐(Trollstigen)' 관광도로에 세운 전망대는 이 프로젝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웅장한 산에 둘러싸인 전망대에서는 깎아지른 바위산에서 녹은 눈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광경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지형은 다른 마을로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할 정도 험난하지요. 날씨 변화도 심해서 전망대를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 오래 연구했습니다. 처음엔 재료도 노르웨이에서 주로 쓰이는 나무를 사용할까 했지만 이곳 날씨를 고려해 최대한 단단한 스틸을 썼습니다.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는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를 제외하곤 8m의 눈이 쌓이는 환경을 견뎌야 했거든요."

전망대 끝 부분에는 관광객이 풍광을 한껏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강화 유리를 사용했다. 부분적으로 나무를 사용해 바위 사이에 낀 작은 이끼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의 한국 방문은 두 번째로, "도심에 산이 있는 서울의 지형이 무척 독특하다"는 람스타드에게 좋은 건축에 대해 묻자 "지속가능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서 "그러나 북유럽의 좋은 건축이라고 해서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도 좋은 건축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축에는 각 나라의 문화와 사람, 지형, 날씨 등 모든 환경이 고려되어야 하지요. 설계 전에 오래 고민하고 조사·연구해야 하는 건 그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집의 경우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소소한 행위들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이런 점에서 볼 때 건축가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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