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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륜스캔들 몸통은 미스터리 여인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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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륜스캔들 몸통은 미스터리 여인 ‘켈리’

입력
2012.11.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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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 스캔들에 등장하는 질 켈리(37)가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드러나고 있다. 켈리는 스캔들에 등장한 4명의 인물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나 정확한 실체가 묘연한 미스터리 여성이다. 퍼트레이어스의 불륜 상대인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이 이메일로 켈리를 협박한 정확한 이유도 분명치 않다. 그러나 켈리는 이메일 협박에 대한 조사를 친구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부탁했다가 수사가 자신에게까지 미치자 다시 수사중지를 청탁할 만큼 마당발 네트워크를 가진 사교계의 유명인사로 통한다. 켈리는 사교계에 머물지 않고 존 앨런(59)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에게서 3만쪽 분량의 이메일을 받아내 로비 의혹도 받고 있다. 국방부의 기밀유출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군에 핵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파문이 몰아칠 전망이다.

레바논 이민자로 세 아이의 엄마인 켈리는 유명 암 전문 외과의사인 남편 스캇 켈리과 함께 10년 전 미 중부군사령부와 합동특수전사령부(JSOC)가 있는 플로리다주 탬파의 부촌에 150만달러짜리 대형주택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켈리는 호화파티로 군 고위 인사들과 교류하며 발을 넓혔다. 불륜 스캔들 수사가 처음 공개된 11일 저녁에도 중부군 부사령관인 해군중장 로버트 하워드 등 군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파티를 열었다. 덕분에 지난해 육군무도회에 군 장성 8명,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정치인과 함께 최고위층 초청인사에 포함됐다. 브로드웰은 켈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런 켈리의 문제를 알고 있다는 듯 그를 ‘유혹녀’로 지칭하며 “장군들과의 사교를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켈리 주변에 떨고 있는 군 장성이 더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공식 직함 없이 특별한 역할이나 보수가 없는 군과 민의 연락관에 불과하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중부군 사령관과 부사령관 시절 파티에 초대받으면서 켈리와 친밀한 사이가 됐다. 켈리는 퍼트레이어스가 아프간 사령관으로 갈 때 송별파티를 열었고, 퍼트레이어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파티에 켈리 부부와 그의 쌍둥이 여동생 나탈리 카왐을 초청했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이례적으로 나탈리의 자녀 양육권 소송에 탄원서를 써줄 만큼 켈리의 동생과도 가깝게 지냈다. 이런 켈리와의 관계를 퍼트레이어스는 ‘플라토닉 러브’로, 앨런은 ‘스윗 하트(sweet heart)’로 칭했다. 그러나 켈리 부부는 금융기관에 220만달러의 빚이 있고, 자신들이 운영하던 암자선재단은 2007년 파산하는 등 겉모습과는 달리 경제적 문제에 시달렸다. 켈리가 군 고위인사들과 교류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방부는 앨런이 켈리에게 보낸 2만~3만쪽의 이메일을, FBI는 퍼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에게 기밀을 유출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앨런과 퍼트레이어스가 기밀을 유출했다면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유출정보의 행선지에 따라 폭발력도 상당해 군과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켈리가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처하는 것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변호인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의 불륜 사건을 담당했던 아베 로웰, 유명 로비스트 출신 잭 아브라모프와 모니카 르윈스키가 선임했던 위기관리 전문가 주디 스미스 등 거물들로 꾸려졌다.

백악관은 이날 국방부 요청을 수용, 앨런의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 지명을 보류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앨런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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