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레오화재'라는 신조어가 2012~13 NH 농협 프로배구 V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삼성화재의 새 용병 레오(22)가 특급 활약을 펼치자 '가빈화재'라는 비유가 '레오화재'로 바뀌고 있다. 쿠바산 특급 레오는 시즌 3경기에서 지난 3시즌 동안 V리그를 호령했던 가빈 슈미트(캐나다)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체조건부터 기량까지 레오와 가빈을 전격 비교 분석해봤다.
'아기사자'와 '가제트'
호리호리한 몸매의 레오와 탄탄한 체격의 가빈은 외형은 다르지만 우월한 DNA를 타고났다는 점이 꼭 닮았다. 팔 길이가 102㎝로 보통 선수보다 10㎝ 이상 길다. 신장도 레오가 206㎝, 가빈이 207㎝로 비슷하다. 레오는 올 시즌 용병 중 까메호(LIG손해보험)와 함께 최장신을 자랑한다. 서전트 점프는 80㎝로 똑같지만 러닝 점프에서 가빈이 조금 앞서 최대 타점에서는 가빈이 275㎝로 265㎝의 레오보다 우위에 있다.
하드웨어가 탁월했던 가빈은 '가제트'라 불렸다. 팔도 길고 다리도 긴 만능 '로봇' 같아서 붙여진 별명. 이에 반해 레오는 등록명 그대로 '아기사자'에 비유되고 있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아기사자'라 할 수 있지만 잠재력을 고려하면 정글의 맹주인 '아빠 사자 판자'라고 할 수 있다. 가빈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32.7점으로 최고의 평균 득점을 기록했다. 레오는 3경기에 불과하지만 120점을 올리며 평균 득점 40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성공률이 60.99%에 달해 가빈이 2009~10 시즌 국내무대에 데뷔했을 때보다 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본기, 기교 레오 우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V리그에 데뷔했을 때를 비교하면 레오가 조금 더 낫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본기 면에서 레오는 가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 안정된 수비와 정확한 서브 능력 등으로 '팔방미인'이라 할 수 있다. 가빈의 경우 기본기가 떨어진 탓에 리베로 여오현을 전담으로 붙여 수비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야 했다. 신 감독은 "파워는 가빈보다 떨어지지만 전반적으로 레오의 기량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기교도 레오가 앞선다. 삼성화재의 세터 유광우는 "레오가 어려운 공을 처리하는 능력이 가빈보다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파워가 떨어지는 대신 때리는 기술이 좋기 때문에 레오는 개막전에서 무려 51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정확한 서브도 레오의 장점. 신 감독은 "가빈과 달리 서브의 정확성이 좋고 서브도 까다롭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체중 불리며 '파워업'
레오는 가빈을 뛰어넘기 위해 체중 불리기에 돌입했다. 삼성화재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지난 8월 레오의 몸무게는 78㎏에 불과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웨이트프로그램과 식이요법 등을 통해 체격을 키운 결과 몸무게가 8㎏ 늘었다. 86㎏으로 무게가 늘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파워도 향상되고 있다. 웨이트프로그램으로 인해 하체가 튼튼해지고 있기 때문에 가빈보다 부족했던 파워도 레벨업될 가능성이 크다.
큰 키에 비해 블로킹 능력이 떨어지는 게 레오의 또 다른 단점. 206㎝의 큰 신장에도 3경기에서 5개의 블로킹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대한항공전에서는 상대 주포인 마틴의 공격을 적절히 잡아주지 못한 탓에 삼성화재가 어려운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블로킹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블로킹과 파워가 보완된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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