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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은 새싹 키우듯 인내심 가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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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은 새싹 키우듯 인내심 가져야죠"

입력
2012.11.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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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300일 이상 여행하면서 세계 여러 곳의 많은 현상을 보는데 최근엔 도심 농업 발달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도심 식생의 부활도 동물 보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환경운동 캠페인을 펼치는 '침팬지의 대모' 제인 구달(78) 박사가 방한했다. 구달은 14일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 연구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분하면서 힘찬 목소리로 환경 복원과 동물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인 구달은 1960년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들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해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하며 육식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기존 학계에 충격을 줬다. 이번 한국 방문은 16일 출범하는 생명다양성재단 행사에 맞춘 것이다. 생명다양성재단은 인간과 동물, 전체 환경을 아우르는 연구를 펼칠 예정으로 구달과 절친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함께 운영한다. 재단은 제인구달연구소의 한국지부 역할도 맡는다.

침팬지 서식지 보호 등 동물 보호에 앞장서던 구달은 이제 세계를 누비는 환경 운동가로 '뿌리와 새싹' 운동을 정력적으로 벌이고 있다.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처음 1991년 탄자니아에서 12명으로 '뿌리와 새싹' 운동을 시작해서 퍼져 나간 것이죠. 참여한 어린이들이 커서 언젠가는 의사 결정권을 가진 어른이 되겠죠. 이들 젊은이 그룹이 희망이 될 것입니다."

환경파괴가 극심해지면서 현장에서 숱한 좌절을 겪었을 그는 여전히 미래를 낙관했다. "전보다 (동물 보호에 대한)인식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동물과 인간, 환경이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동물만 구하려는 게 아니라 인간의 삶도 함께 개선하는 작업입니다."그는 우리의 일상이 지구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인지 아닌지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은 있는데 전쟁과 사회문제를 생각하고 힘이 빠지거나 회의적이 되어서 포기한다며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구달은 경기 안양천 복원 등을 예로 들며 그 동안 방한 때 사나흘 머문 게 전부이지만 한국 환경 운동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야생방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온 구달은 바쁜 일정 중에도 이날 오후 서울대공원을 방문해 내년에 바다로 돌려보낼 돌고래 제돌이의 방류 성공을 기원했다.

온화한 미소로 간담회를 이어가던 구달은 "유한한 자원을 바탕으로 무한 성장 경제 모델을 좇으면 언젠간 (사회 자체가)붕괴하고 말 것"이라며 인구 증가 대책과 함께 지구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다른 길을 하루빨리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간디의 말을 인용해 "지구는 인간의 필요를 충족할 수는 있지만 탐욕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달은 동물에 이어 식물에 관심을 두고 최근 책을 집필했다며 (사이언스북스 발행) (궁리)에 이은 희망 시리즈의 다른 책을 곧 낼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희망의 이유'를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하고 17일 출국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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