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감축 정책에 따라 40% 줄였지만 7개월 새 120만장 다시 늘어
‘장롱 속 신용카드’가 슬금슬금 다시 늘어나, 신용카드 사용자 1인당 1만6,000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휴면 신용카드(과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 수는 10월 말 기준 2,382만8,372장이다. 지난해 9월 3,218만장에 달하던 휴면카드는 금융당국이 올 1~3월을 휴면카드 정리기간으로 정하고 1,193만장(37.1%)을 없애면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올 3월 말 기준 2,263만장에서 7개월 새 120여만장이 또 다시 늘어났다.
무분별하게 발급된 카드 탓에 낭비된 사회적 비용은 1조3,701억원에 달한다. 모집인을 통해 발급받는 카드는 장당 10만원(모집인 비용 평균 8만5,000원+카드 제조원가+배송비+카드사 시스템 유지비+문자메시지 등 마케팅비)에 달하고 그렇지 않은 카드는 장당 1만5000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카드 1장을 발급하기 위해서는 평균 5만7,500원의 비용이 든다. 신용카드 사용자 수가 6월 말 기준 8477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1만6,163원을 부담한 셈이다.
휴면카드는 고객들이 다른 카드로 갈아타면서 생겨나기도 하지만, 카드사 간 과열 경쟁 탓에 일회성으로 만들어지는 카드가 대부분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일단 발급하고 보자는 카드사들의 영업행태 때문에 쓰지 않는 카드들이 양산되고, 그 발급비용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을 제대로 감독한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불법모집 점검, 발급기준 합리화 등을 통해 휴면 신용카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이 신용카드 해지를 원할 때 경제적 이익 등을 제안해 해지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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