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법인이사회 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신임 이사 선임을 둘러싼 이사회와 조선대 구성원들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특히 조선대 구성원들은 "현 이사들이 재임을 위해 이사들간 담합하려는 것을 막아내겠다"며 일부 이사의 부정ㆍ비리 행위를 공개하자, 해당 이사가 관련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나서 학내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조선대 교수평의회와 노조, 총학생회, 민주동우회 등 8개 학내 자치기구로 구성된 조선대 민주이사추천위원회는 13일 "현 이사들의 3년간 업적 평가를 통해 부정ㆍ비리 관련 인사와 비상식적으로 이사 직위를 상속받은 인사 등이 재선임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조선대 구성원들이 현 이사들의 대학경영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차기 이사 선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사추천위가 이날 부정ㆍ비리 이사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사추천위는 "A이사가 지난 1월 대학원 고전 번역학 석ㆍ박사 학위 통합 수료를 위한 자격시험에서 커닝페이퍼를 만들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특히 지난해 3월엔 병원신축계획 수립과정에서 S건설 직원 3명 등 모두 5명을 병원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병원장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옛 재단측과 가족관계에 있는 B씨가 이사로 활동하는 것은 이사 지위를 상속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B씨의 이사직 퇴진을 촉구했다.
이사추천위는 법인이사회의 이사 재선임 담합 음모론도 제기했다. 추천위 관계자는 "이사회가 차기 이사진 선임과정에서 담합해 현 이사를 재임시키려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현 이사들에 대한 아무런 평가와 검증 없이 오직 권력 연장을 위해 서로 밀어주기를 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사추천위는 현 이사 9명 중 6명이 연말께 임기가 끝나고 나머지 3명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A와 B이사가 퇴진하고 이 자리에 개방이사를 선임할 것을 주장했다. 현행 법률상 사립학교 법인 이사회의 기존 이사들이 임기가 만료된 이사의 재임과 신임 이사 등을 사실상 결정한다.
그러나 A이사는 "이사추천위가 주장한 비리 의혹 제기는 사실 무근"이라며 허위사실을 퍼뜨린 이사추천위 측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A이사는 "학점이 부여되는 시험도 아닌데 커닝은 무슨 커닝이냐. S건설의 'ㅅ'자도 모른다"며 "저쪽(추천위)에서 자신들 입맛에 맞는 인사를 이사로 앉히기 위해 나를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A이사가 이사추천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학내 안팎에선 "총장 임명을 둘러싼 학내 갈등 당시 A씨와 이사회 등이 업무방해 혐의로 이사추천위 일부 인사를 상대로 낸 고발을 취하하도록 하기 위해 이사추천위가 이사들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현 이사들이 근거 없는 불명예 퇴진 요구를 수용하겠느냐. 이러다 학교가 또 한바탕 뒤집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이사회는 최종 권한을 행사하는 학교 내 최고 기구여서 이사진 구성에 대해 구성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학내 원활한 의견 조율을 거쳐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만한 이사진이 구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