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팀 대폭 개편하면서 존 케리 국방장관에 물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 파문에 따른 사임으로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장관이 유력했던 민주당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 외교위원장은 국방장관에 기용되고,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의 사임 이후 외교∙안보 진영을 대폭 개편키로 하면서 새 국방장관에 케리 위원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케리는 사의를 표명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됐으나 국방팀 개편에 따라 국방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케리 위원장이 입각할 경우 민주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매사추세츠주에서 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 100석 중 56석을 차지, 공화당과의 격차를 더 벌리면서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 상태다. 백악관은 케리가 베트남전에 해군으로 복무했다는 점 외에도 외교분야의 경험이 풍부하고 예산 문제에 해박하다는 점 등을 들어 국방장관 적임자로 꼽고 있다. 케리 외에 또 다른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 등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패네타 장관은 12일 호주로 향하는 기내에서 유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누가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바마 2기 임기가 시작하면 캘리포니아로 귀향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패네타는 이어 “국방 이슈들과 관련, 워싱턴에 많은 도전이 있다”고 말해 퇴진 시기가 국방 예산 협상에 달려 있음을 시사했다. 국방비 삭감은 오바마 정부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추진 중인 재정지출 축소 방안의 핵심이다.
WP는 정부 고위 인사를 인용, “케리는 국무장관을 원했지만 오바마는 그를 국방장관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무장관은 그와 경합했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대사가 거의 확정된 단계”라고 전했다. 라이스는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경쟁자들보다 오바마의 신임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이스는 지난달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당시 “계획된 범행이 아닌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해 사태 파악에 안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라이스가 국무장관이 될 경우 “(상원과 협조하는 데) 대단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후임으로는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인 앤서니 블링컨이 거론된다. 새 CIA 국장에는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이 물망에 오른다. 정부 관리들은 브레넌이 1순위이지만 그가 원치 않을 경우 마이클 모렐 CIA 국장 대행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경기 회생과 국가부채 감축을 해결해야 하는 재무장관에는 제이콥 류 백악관 비서실장과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보울스가 거론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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